정치권이 당리당략으로 날을 새고 있는 동안 나라 경제가 수렁에 빠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나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때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구호가 외쳐졌을 정도로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는 국정의 가장 핵심 부문이다.

그런데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두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25일부터 오후부터 26일 오전 4시까지 양 진영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난투극을 벌였다. 27일과 28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최고위와 의원총회, 기자회견을 잇따라 여는 등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위해 난투극을 벌이는 사이 국가 경제가 심각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0.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수출 부진의 여파로 투자가 크게 감소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소비마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심각한 ‘역(逆)성장 쇼크’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25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02조6784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0.3% 줄었다고 밝혔다. 분기별 성장률로는 2008년 4분기(10∼12월·-3.3%) 이후 가장 낮다. 역성장을 한 건 2017년 4분기(-0.2%) 이후 다섯 분기 만이다. 우리 경제에 심각한 경고음이 울린 것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급감했다. 본격화 한 어닝 시즌(실적발표 시기), 지금까지 실적을 공시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평균 40% 이상 감소했다. 28일 에프앤가이드는 이달 25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67곳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총 19조2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들 기업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32조4841억 원)보다 41.50%나 감소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주도해 온 전자, 화학 부문의 부진이 뚜렷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의 하락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422억 원)보다 60.4% 감소했다.

이 같은 경제 부분의 부진은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의 문제 점에 대한 외부의 조언을 외면하고 밀어붙인 영향이 크다. 여기에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빠져 민생 법안 처리를 외면하는 등 경제를 돌보지 않는 것도 큰 요인이다. 정부는 경제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시장친화적 경제 정책으로 과감하게 경제 기조를 바꿔야 한다. 또 정치권도 서로 손가락질을 해대는 싸움을 종식하고 국가 경제 회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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