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전 시장, 이권개입·뇌물수수 혐의 징역 5년…법정 구속
시민들 "충절의 고장서 이런 일이 계속 생겨 낯 뜨겁고 부끄러"

김영석 전 시장이 지난 26일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타인들 얼굴 지워주세요**
김영석 전 시장이 지난 26일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김영석 전 영천시장이 지난 26일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됨에 따라 영천시 역대 민선 시장 4명이 전부 사법처리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상윤 부장판사)는 김 전 시장에게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5년에 벌금 1억 원, 추징금 9500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뇌물을 줬다는 최모 공무원의 뇌물 교부 동기와 방법, 시기 등을 볼 때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이 있는 반면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김 전 시장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사무관 승진 대가로 받은 5000만 원과 ‘말죽거리 조성사업’과 관련해 청탁을 받은 3000만 원, 최무선 과학관 개선공사 업체 선정에 따른 리베이트 명목으로 1500만 원을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영천시 최초 3선 시장으로 퇴임한 김영석 전 시장마저 이번에 실형을 받아 영천지역은 지난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도래한 이래 역대 시장들 모두 구속되는 불명예 도시로 전락했다.

역대 영천시 민선 시장들을 되돌아보면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초대 시장으로 취임한 정재균 시장(작고)부터 3·4대 박진규 시장, 5·6대 손이목 시장 3명 모두 비리에 연루되면서 중도 낙마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먼저 초대 민선 시장에 당선된 정재균 전 시장은 3년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1998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00년 6월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보궐선거로 당선된 3대 박진규 시장 역시 재선에 성공했으나 부하 직원으로부터 승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2005년 낙마했다.

5·6대 영천시장을 역임한 손이목 시장 또한 2005년 5월 보궐선거로 시장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지만, 당시 지방선거 때 허위로 재산신고 한 혐의 등 위반 사실이 드러나 2007년 시장직을 잃고 재임 시절 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가 불거져 복역하기도 했다.

이렇듯 역대 영천시장들 모두가 임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퇴진한 가운데 유일하게 임기를 마친 김영석 전 시장마저 이번에 뇌물수수로 실형을 받으면서 영천은 민선 시장 모두가 처벌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 소식을 접한 대부분 시민들은 ”당연한 결과이고 평소 청렴과 결백을 주장한 김 시장을 누구한테 이야기하기 낮부끄럽다“며 “충절의 고장 영천이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까지 됐는지 허탈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시민들이 반성하고 또 반성해 도덕성을 갖춘 인물, 진정 시민을 위하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