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항 공동성명 채택…양국 경제협력 강화 논의

문재인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방한한 중남미 정상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2012년 3월 이후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는 데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4차 산업혁명 등 4대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 개선 협상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과 피녜라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3개 항의‘한·칠레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 의사를 환영했다. 양 정상은 한국과 태평양동맹이 조속히 가입 협상을 개시하도록 협조키로 했다.

태평양동맹은 멕시코와 콜롬비아·페루·칠레가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중남미 총 GDP(국내총생산)의 38%, 무역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칠레는 태평양동맹 차기 의장국이다.

두 정상은 전자정부, 4차 산업혁명, 사이버안보, 기후변화대응의 4대 분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면서, 구체적 협력 사업의 조기 발굴을 독려하기로 했다.

또 2004년 발효된 양국 간 FTA가 양국 무역성장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FTA 개선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양국 간 무역·투자 통합을 심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양 정상은 회담에서 FTA 체결 시점인 2003년부터 작년 사이에 양국 교역량이 15억7000만 달러에서 62억8000만 달러로 15년 간 무려 네 배가량 증가하는 등 한·칠레 FTA가 양국의 무역과 투자 확대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인프라 사업, 정보통신기술, 국방, 치안, 남극, 공공보건 분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에 대한 다자협의 중요성에 동의했고, 문 대통령은 칠레가 올해 12월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환영했다.

특히 두 정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경제 통합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피녜라 대통령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서의 한국의 역할·기여에 사의를 표하면서 올해 11월 16∼17일 산티아고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에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달성을 위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노력을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이 지역의 평화 정착, 사회·경제 개발, 안보, 복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대화가 핵심 요소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베네수엘라 사태와 이 문제가 중남미 지역 안정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중남미의 민주주의·통합을 증진하기 위한 피녜라 대통령의 주도적 역할을 평가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두고도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 이어 두 정상은 1건의 협정, 3건의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국방부와 칠레 외교부는 양국 국방부 간 국방협력 범위를 정하고 제반 행정 사항 협의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국방협력협정’을, 행정안전부와 칠레 대통령실은 전자정부 관련 정보 공유 및 인적 교류 증진 등을 골자로 한 ‘전자정부 협력 MOU’를 각각 체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칠레 교통통신부와 개정된 ‘ICT 협력 MOU’를 체결해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칠레 교통통신부는 국토교통부와 ‘교통협력 MOU’도 체결해 양국 간 교통물류 분야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한편, 피녜라 대통령은 1박 2일 일정으로 전날 방한했으며, 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국빈방한을 환영하는 공식 환영식을 개최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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