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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여름철 클래식 공연의 백미 ‘야외 오페라’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여름철 클래식 공연의 백미 ‘야외 오페라’
  •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 승인 2019년 04월 30일 16시 5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01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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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여름철 클래식 음악 공연의 백미, 야외 오페라. 야외 오페라는 1856년 고대 로마 시대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처음 시작되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 그 시대의 제작 환경을 고려할 때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레나 디 베로나가 오페라 무대로 본격 등장한 것은 (재)대구오페라하우스 출범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인 1913년, 테너 지오반니 제나텔로가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과 함께 작곡가 베르디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오페라 ‘아이다’를 선보이면서부터였다.

베로나 극장의 야외 오페라 축제 기간은 6월 하순에서 8월 하순까지 두 달 정도인데 베르디나 푸치니 같은 인기 있는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5편 정도 번갈아가며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우리 돈으로 3만 원부터 25만 원 까지 다양하게 있다. 이 축제는 마이크 없이 자연 음향을 고수하고 있기에 실내 공연장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구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페라 팬이라면 언젠가 한 번은 꼭 방문해야 할 ‘성지’로 꼽힌다. 매 공연마다 평균 관객 수는 8000명에서 9000명에 달하고 연간 페스티벌을 찾는 관객은 무려 35만 명에서 40만 명에 이른다.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의 성공은 유럽 각국에서 지역의 유적과 자연환경을 활용한 야외 오페라 축제가 잇따라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나 유럽의 여름은 비가 많이 오지 않고 우리나라와 달리 직장인들의 휴가가 한 달 남짓으로 길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사업 등과 맞물려 여러 지역에서 특색 있는 야외 오페라 축제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탈리아 투우 경기장에서 열리는 ‘마체라타 스페리스테리오 페스티벌’, 푸치니의 생가가 있는 토레 델 라고의 ‘푸치니 페스티벌’, 그리고 프랑스의 로마 시대 극장에서 열리는 ‘오랑주 페스티벌’, 요즘 가장 핫한 축제인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의 호수 위 수상 무대에서 벌어지는 ‘브레겐츠 페스티벌’ 등이 그것이다.

유럽의 야외 오페라 축제들은 국내 오페라 관계자들에게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1995년 10월 잠실 올림픽 공원에서 김자경 오페라단이 공연한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도된 야외 오페라였다. 당시 티켓 가격이 낮게 책정되어 하루 공연에 6,000명이 몰렸다고도 하는데 당시로써는 회당 최다 관객 기록이었다. ‘유쾌한 미망인’의 성공에 힘입어 김자경 오페라단은 이듬해 5월에 수원 야외 음악당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비제의 ‘카르멘’을 총 4회 공연하였지만 ‘유쾌한 미망인’ 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끝이 나면서 연속적인 공연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후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던 야외 오페라는 2003년 5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푸치니의 ‘투란도트’로 돌아왔다. 중국의 장이모 감독이 연출을 맡은 ‘투란도트’는 제작비 65억 원, 600여 명의 출연진, 1500여 벌의 의상 등 역대 최대 규모에 당시 국내 클래식 공연 최고가인 50만 원에 티켓을 판매하는 등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무대 위의 성악가는 보이지도 않았고 마이크로 증폭된 아리아는 기대 이하였지만 4회 공연에 1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산 과정에서 주최 측과 투자자의 소송전이 불거지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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