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첫 방문
"정부도 신산업분야 집중 지원"…'종합반도체 강국' 청사진 밝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이 열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집중 육성해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국내에 있는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이 10분기 만에 최악을 기록하는 등 난관에 부딪힌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삼성전자의 이런 노력에 정부도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비전선포’ 발언을 통해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고, 팹리스(생산시설 없이 반도체 설계만 담당하는 업체) 분야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지금의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집중 육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도 분야별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국민과 기업들이 과감하게 신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비전선포 후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팹리스 △파운드리 △생태계 △인력 △기술 등 5대 분야별 중점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을 발표했다.

또 팹리스 및 장비소재 업체들과의 상생협력 계획도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 학생 등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수요기업과 팹리스·파운드리 기업 등 25개 기업·기관은 시스템반도체 상생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현대모비스·원텍·LG전자·대유위니아·쿠첸·대덕전자·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현대로보틱스·하이젠모터 등 수요기업이 참여, 반도체 기업들과 연구개발·수요창출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 역시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는 ‘극자외선(EUV) 공정 7나노 웨이퍼 및 칩 출하 기념식’이 열렸다.

청와대는 “EUV 공정 7나노 시스템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다”며 “이를 통해 파운드리 미세화 공정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행사 종료 뒤 삼성전자 EUV동 건설 현장을 방문, 공정 진행 상황과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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