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은 대한민국이 존속상해·살해 범죄로 물들고 있다.

집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친누나를 살해한 50대 조현병 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1일 살인 혐의로 A(58)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한 아파트에서 친누나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5일 피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는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지난 2월 1일부터 한 달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당했다가 퇴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A씨의 범행은 사건 발생 추정일 5일 후인 지난달 30일 밝혀졌다.

A씨와 연락을 이어오던 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은 연락이 닿지 않자 그의 집을 찾았고, 출입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같은 날 오후 5시 7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베란다 창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안방에서 숨진 A씨의 누나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범행 도구가 발견됐다”며 “피해자의 몸에서 여러 상처들이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대구 달성군에서는 B(26)씨가 술을 그만 마시라고 만류하는 아버지의 머리를 각목으로 수차례 때려 상처를 입혔다.

B씨는 조현병으로 3개월간 정신병원에 입원한 전력이 있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대구 북구에서는 10년가량 정신질환 치료를 받던 40대 여성이 흉기로 부모를 찔러 살해 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이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한 인원의 수는 최근 1년간 1.6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 수는 62명으로 지난 2017년 39명보다 59% 늘었다. 이들 중 구속된 인원은 2017년 36명에서 2018년 52명으로 44.4% 증가했다. 범행 동기로는 가해자 정신이상, 피해자 학대 또는 모욕, 가정불화, 물질적 욕구 등이다.

이와 관련 이효민 영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껏 우리나라는 가정 문제에 쉬쉬하는 경향이 강한 탓에 적극적인 개입이 없었다”며 “가정 내부 문제가 쌓이고 쌓이다 결국 범죄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전문상담소 등을 만들어 향후 발생할 문제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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