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회동' 제안에 나경원 "추악한 뒷거래" 맹비난
손학규, 최고위원에 주승용·문병호 임명…사퇴론 정면돌파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1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야3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마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홍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연합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과 한국당의 극한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1일 4당 원내대표가 열린 자세로 협의하겠다며 한국당을 포함한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추악한 뒷거래이자 사과가 우선이라며 독단적 국회 운영에 함께할 생각이 없다고 거부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여야 4당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패스트트랙을 지정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국당에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은 법안 처리를 위한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한국당에게 그간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접고 정치개혁 과제에 대한 성실한 논의 참여를 요구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본회의에선 이대로 처리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당과 열린 자세로 협의해 나갈 것이며, 당장 오늘 오후에라도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얻은 것이 굉장히 많다”며 “야성을 회복하고 당이 결집했고 지지율도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문을 닫아둘 수가 없다”며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직접 접촉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 극한 대치를 풀기 위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고 장병완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극한대립을 종결하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과 관련해 여당의 사과가 먼저라면서 불법적·독단적 국회 운영에 협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나 원내대표는 “초등학생보다 못한 급 낮은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추악한 뒷거래를 어찌 마무리하겠다는 건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정권 머릿속에는 민생과 경제는 전혀 없고, 야합으로 정권을 유지할 생각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패스트트랙 사태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려움이 있어도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민생 현장 속 투쟁과 함께 집회와 범국민 서명 운동 등 국민 중심의 새로운 투쟁 방향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옛 바른정당계, 안철수계의 계속되는 지도부 사퇴 요구에 맞서 대표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에 현 국회부의장인 4선의 주승용 의원과 재선 출신의 문병호 전 의원 등 2명의 임명을 강행했다.

이들 신임 최고위원 2명은 모두 옛 국민의당 출신인 데다 당헌상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때 최고위원회와 협의하도록 돼 있지만, 최고위 파행으로 이 절차를 거치지 못해 당 내부 갈등에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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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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