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열린자세 협의’ 제안에…"이제 와서? 정신나간 소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비판하는데 화력을 집중해 온 자유한국당이 1일 ‘민생 문제’로 전선을 확대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동시에 민생 문제를 파고드는 ‘투트랙 대여공세’인 셈이다. 패스트트랙이 지지층 결집의 주요 소재였다면 민생 문제는 중도층을 파고들 화두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당의 이날 오전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패스트트랙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더 많았다.

황교안 대표는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추가경정예산을 써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경제 실패로 마이너스 경제를 만든 정권이 마이너스 통장부터 쓰겠다는 것”이라며 민생투쟁·생활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을 거론하며 “우리 국민들이 뜯기고 또 뜯기고 있다. 착취이고 가렴주구(苛斂誅求)”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국회의원이 뽑히느냐에 따라 민생의 본질이 바뀐다”며 “선거제는 가장 중요한 민생현안이다. 선거제가 민생을 좌우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당은 ‘선거제·공수처·민생 삼위일체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했다. 정국 현안인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민생 문제를 고리로 현 정부 규탄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또 ‘114 민생버스 투어’를 진행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국회부의장인 이주영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정치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할 분이 이번에 큰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문 의장이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사법개혁특위 위원 사보임’ 신청을 허가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또 국회 사무처가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낸 점을 거론, “엄정중립을 취해야 하는 국회 사무처가 도를 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했다고 소개했다.

홍문종 의원은 “저놈들이 무도하게 기소하고 난리를 치면 전쟁을 선포하고 대표가 앞장서야 한다”며 “우리 식구들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윤리위에 올리나.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된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의 징계 절차를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당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협상’ 제안을 일축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여야 4당 원내대표가 ‘열린 자세로 한국당과 패스트트랙 법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실소를 금치 못한다. 이제 와서 열린 자세라니 무슨 정신 나간 소리인가”라며 “제1야당마저 비열한 독재정권의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파행시켜 놓고 추경에 민생입법 운운하는 청와대는 후안무치하다”며 “온갖 불법과 반칙으로 장기집권 법률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더니 이제와 추경과 민생입법 통과를 요청하다니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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