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6년 서부 개척민 80명이 캘리포니아산맥을 넘었다. 넘는 도중 눈보라를 만나 계곡에 갇혔다. 젊은 독신 남자 15명을 빼곤 8살 아이부터 65세 노인까지 모두 가족이었다. 이듬해 구조되었을 때 살아남은 자 중 독신 청년은 3명 뿐이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노약자가 많은데도 60%가 생존했다. 서로 보살피고 의지한 덕분이었다. 이 사건을 분석한 인류학자는 ‘가족은 생존의 보증수표’라 했다.

“돈도 싫다.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보내달라” 미 프로야구 강타자 캔 그리피 주니어가 천문학적인 몸값을 거절하고 트레이드를 요구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구단이 제시한 1억3500만 달러(약 1620억 원)를 거절한 이유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에 지쳤기 때문이다”라는 것이었다. “돈은 문제가 아니다. 애들과 더 많은 시간을 지낼 수 있게 가족이 있는 플로리다 올랜도 인근 팀으로 이적시켜 달라”고 했다.

파산 직전의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를 살려내 미국의 슈퍼스타가 된 아이아 코카는 자신의 자서전 ‘직언(Talking Straight)’에서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대로 된 기업이나 국가를 가지려면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유일한 바위, 곧 가족과 가정을 바로 세우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만사는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자동차 왕 포드가 거부가 된 뒤 고향에 집을 지었다. 집을 둘러 본 고향 사람들이 말했다. “백만장자 집으로는 너무 초라합니다” “건물이 얼마나 비싼가가 문제가 아닙니다. 그 안에 가족 간의 사랑이 있으면 위대한 가정이지만 사랑이 없으면 대리석으로 지었다 해도 그 가정은 곧 무너질 것입니다” 포드의 대답이었다.

언젠가 포스코개발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가정과 직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상당수 직원이 “회사 보다 가정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며 “부하 직원에게 가정사를 염려해 주는 상사가 제일 존경스럽다”고 답했다. “가정은 나의 대지다. 나는 거기서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 ‘대지’의 작가 펄벅의 명언이다. 5월 ‘가정의 달’ 통곡하는 가정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적폐 수사 칼바람에 풍비박산 된 가정과 가족이 얼마나 될까. 우울한 5월의 하늘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