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공예품 11점·청자 7점 구성…뛰어난 조형성·섬세한 기법 눈길

문화재청이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과 금속활자로 찍은 서적인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부분 4권 4책을 각각 보물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 연합
문화재청은 통일신라에서 고려 초기에 제작된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와 고려 조선 시대 금속활자로 찍은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을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

군위 인각사는 신라 선덕여왕 11년(642)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인각사 근처에 우뚝 솟은 바위 벼랑에 기린이 뿔을 걸었다 해 이름을 ‘인각사’라 붙였다. 일연스님이 머물며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완성한 장소로 유명하다.

보물 제2022호로 지정된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軍威 麟角寺 出土 供養具 一括)’은 2008년 발굴조사 중 건물터 동쪽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에서 발견됐다.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시대 초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공예품 11점과 청자 7점으로 구성됐다.

18점의 일괄 출토품 중 ‘금속공예품’은 총 11점으로 금동사자형 병향로(金銅獅子形 柄香爐), 향합(香盒), 정병(淨甁), 청동북(金鼓) 등으로 구성됐다.

금속공예품으로는 사찰에서 사용하는 의례 용품인 금동사자형 병향로(柄香爐), 향합(香盒·향을 담는 뚜껑이 있는 그릇), 정병(淨甁·목이 긴 물병), 청동북(金鼓), 청동발(靑銅鉢)과 뚜껑, 불교에서 천상의 새를 상징하는 가릉빈가를 표현한 청동상이 나왔다.

나말여초(羅末麗初) 금속공예품 중에는 희귀한 출토품이다.
문화재청이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과 금속활자로 찍은 서적인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부분 4권 4책을 각각 보물지정 예고한다고 26일 전했다. 사진은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6 조선본. 연합
사찰에서 사용하는 청동제 의례용품들로서 조형성이 뛰어나고 섬세한 기법이 돋보인다.

특히, 불교에서 천상의 새를 상징하는 금동가릉빈가상(金銅迦陵頻伽像)은 그동안 출토 사례가 거의 없어 도상적(圖像的)으로 희귀하며, 청동발(靑銅鉢)과 청동뚜껑 역시 통일신라 시대부터 유행한 전형적인 형태로서 당시 공예기술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청자는 8세기 말∼10세기 초에 당나라 월주(越州)에서 만들었다고 추정되며, 포개진 채 한꺼번에 발견됐다.

국내 출토 중국 도자의 편년기준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산 청자 기법을 연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신라 말에서 고려 초 금속공예품들은 대부분 사찰이나 박물관 등지에서 전해 내려오던 유물인 반면, 인각사 출토 공양구는 보기 드물게 땅속에서 온전히 출토된 것들이다”며 “비교적 이른 시기의 보기 드문 금속기명과 청자 유물들이 일괄 출토되어 명확한 출토지와 편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청자 제작의 시원(始原)이라 일컬어지는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가 보물 지정 56년 만에 국보로 승격됐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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