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기획] 5남매ㆍ3대가 함께 사는 배선호·임용순 부부

다자녀 가족인 성주군 월향면 배선호씨네 3대가 한데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다자녀 가족인 성주군 월향면 배선호씨네 3대가 한데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5남매를 키우고 있는 다자녀 가족의 가장인 성주군 월항면 배선호(51)씨 부부는 “힘들지 않으냐”라는 질문에 함박웃음으로 대신했다. 한 지붕 3대를 꿋꿋이 지켜나가는 당당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월항면에서 21년째 참외농사를 짓고 있는 3남 1녀의 장남인 배 씨는 아내 임용순(41)씨와 함께 어르신을 모시고, 1남 4녀를 양육하면서 아무런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억척같은 농사일도 “힘들지 않다”면서 “아이들을 바라보면 힘이 절로 생긴다. 아이들은 우리들의 힘의 원천이며, 행복의 근원이다”고 말해 찐한 자식 사랑이 묻어난다.

특히 국내는 물론 세계 유일의 생명문화 특별시를 지향하고 있는 성주군으로서는 생명의 땅, 태실 문화를 대표하는 다둥이네 가족은 그야말로 보석 같은 존재이다.

일상의 즐거움을 더한 미래 행복을 위해 희망의 발걸음을 뚜벅뚜벅 내딛는 이들 다둥이 가족을 바라보면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 진중한 열쇠임을 단박에 느끼기에 충분하다.

1일 오전 배선호씨 부부를 만났다.

부인 임용순씨는 힘들거나 보람된 일을 묻자 “힘든 일은 전혀 없다”며 단호하게 말하고 “어른 모두 건강하시고, 아이들 역시 병원 한 번 간 적 없으며, 성주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별고을교육원에서 공부하고 있어 학원비도 들지 않고, 모두 착하고 공부도 잘한다”며 “서로 우애 있게 지내고 예의 바르고 인사성이 밝다는 학교 선생님의 칭찬을 듣고 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마트 등에 갔을 때 일부 짓궂은 이웃이 “진짜 엄마 맞아?”라고 물으면 아이들 모두가 “우리 엄마 맞아요. 우리는 5남매예요”라고 당당하게 목청을 높여 이웃을 무안하게 만들며 상처받지 않고 잘 자란다고 했다.

임 씨는 사실 그 당시 “주위 시선이 좀 힘들었던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토로하기도 했으나, 이내 “지금도 아이들이 동생을 더 낳아달라고 조르고 있고, 애들 아빠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지만, 이젠 더 놓을 형편이 못 된다”며 “넷째까지 제왕절개로 낳은 상태여서 막내를 볼 때는 부모님과 가족 모두 포기 상태였지만, 다시 제왕절개수술로 막내를 낳게 됐다”며 복덩이가 굴러들어온 것이라며 소리 내어 기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또 “요즘은 큰애가 대학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허전함 마저 느낀다.”는 그의 말속에는 다섯 아이에 대한 사랑의 온도가 ‘용광로’에 비유해도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아이 바보’ 배선호씨도 “아이들로 인해 몸과 마음을 더욱 다잡는 일상의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어른들에게 공경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힘이 들 때는 아내에게 푸념도 하고 싶지만 애들 보는 앞에서는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식들이 지금은 나의 스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17년. 아이들이 2년 동안 모은 돼지저금통을 뜯어 고사리 손으로 모은 돈 103만2380원을 별고을장학회에 기탁하면서 선행의 뜻을 새기는 산교육의 계기가 됐다”며 요즘도 아이들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이웃을 돕자”며 돼지저금통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33동(3만3000㎡)규모로 참외농사를 짓고 있지만, 농사규모를 더욱 키우고 싶고, 아내도 같은 생각이다”라면서 “농사 초창기 10년 정도는 힘든 시기였지만, 이후부터는 큰 어려움 없이 농사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전국 최고의 참외 생산이 목표라는 그의 욕심(?)은 가히 성주군 최고의 참외 명장을 예고하고 있다.

영농후계자인 배씨는 현재 환경지도자 사무국장과 농업경영인 부회장을 맡고 있는 등 지역사회 활발한 활동도 함께하고 있고, 가장 맛있고 비싼 상위 0.1% 품질의 참외생산 농가 ‘베스트 10’에 선정되는 등 모든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

배씨와 임씨는 “가은, 가진, 가령, 가인, 찬진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너무너무 사랑한단다”며 말끝을 맺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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