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해체 반대집회’서 "문재인 청와대 폭파시키자"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4대강 보 해체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청와대를 폭파시키자”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김 의원을 내란죄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김 의원은 2일 4대강 보 해체에 반대하는 단체인 ‘4대강 국민’이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대정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4대강 국민은 한국당 이재오 상임고문과 전광훈 한국기독교총회(한기총) 대표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행사에는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해 김무성 의원과 당내 ‘4대강 보 해체 반대특위’ 위원장인 정진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행사 도중 무대 위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김 의원은 “3년 만에 이 공사(4대강)를 완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었던 일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4대강 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시켜 버립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말에 참석자들은 큰 소리로 호응했으나 여권에서는 해당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경 부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6선 국회의원인 김 의원의 발언 수준에 경악을 금하기 어렵다”면서 “격한 말과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중진 의원의 위상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김 의원을 ‘내란죄’로 처벌하라는 내용의 청원이 두 건 올라왔다.

‘김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청원자는 “현직 국가 수장의 집무·주거 공간을 폭파하겠다는 발언이 내란이 아니라면 어떤 행위가 내란이 될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자한당 김무성 의원 내란선동죄로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린 네티즌은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폭파하겠다’는 말을 합니까”라면서 “지금 당장 김 의원을 내란선동죄로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두 청원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각각 4만여명, 2만2천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삭발을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님도 삭발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 “나 대표님이 이번에 삭발만 해주신다면 민주당을 버리고 나 대표님의 자민당을 지지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자민당’은 한국당의 명칭을 의도적으로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6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으나 청와대는 3일 이 청원을 삭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는 폭력적, 선정적, 또는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이 들어간 청원을 비롯해 개인정보나 허위사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포함된 청원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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