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민심 훑기 주력…패스트트랙 여론전·지지층 결집 유도
黃 "국토의 남단에서 중앙까지 훑으며서 민생투쟁 대장정"

패스트트랙 지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경부선 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열린 ‘문재인 STOP! 부산시민이 심판합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지난주 1박 2일간의 ‘경부선·호남선 투쟁’을 마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번 주 부산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규탄’ 전국순회 일정을 재개한다.

경부선·호남선 투쟁이 KTX를 타고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전주 등 대도시 거점 지역에서 대국민 여론전을 펴는 성격이 짙었다면 이번에는 방문지역 구석구석을 훑는 행보를 보일 방침이다.

추경호 전략부총장은 5일 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주에는 주요 도시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대국민 보고대회 형식으로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민생 현장에서 국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해 문재인 정권에 대한 규탄 동력을 모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전국 순회의 시작점은 오는 7일 부산이다.

황 대표는 도보 또는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중소기업체, 시장, 마을회관 등을 찾아다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 지정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경부선 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거리에서 ‘문재인 STOP! 부산시민이 심판합니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서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

황 대표의 부산 방문은 지난 2일 이후 닷새만으로,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경남(PK) 민심을 일찌감치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할 수 있다.

패스트트랙 법안의 부당성을 홍보하고 민생 문제를 적극 거론하는 ‘민생·생활 투쟁’을 통해 PK 지역 반문(반문재인)·보수 세력을 결집, 내년 총선에서 PK를 사수한다는 것이다.

PK 지역은 과거 한국당의 전통 텃밭으로 불렸지만, 지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현 여권이 지지세를 차츰 넓혀가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다만 한국당은 이곳을 중심으로 이른바 ‘이영자 현상’(20대·영남·자영업자 중심 국정지지도 하락) 등 현 여권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진보정치 1번지’로 통하는 경남 창원성산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에 불과 504표 차로 패한 점도 ‘영남권 사수’에 대한 당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이처럼 ‘포스트 패스트트랙’ 정국을 맞아 대국민 스킨십에 주력하는 것은 패스트트랙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의 부당성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해 ‘동물국회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에게 이 정부의 총체적 실정들을 알리는 노력들이 계속돼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기본 콘셉트는 국토의 남단에서 중앙까지 훑으면서 국민들의 말씀을 듣고 소통하는 투어”라며 “시골 숙소에서 같이 잠을 자며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대학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큰 집회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잘 준비해서 출발하기에는 상황이 좀 급하다. 이 정부의 실정을 막아낼 수 있도록 국민과 힘을 나눌 필요가 있다”며 “준비가 덜 되더라도 빨리 시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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