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김관영에 사퇴 요구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인한 바른미래당 지도부와 안철수·유승민계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유승민 의원을 주축으로 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강행에 반발해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옛 국민의당의 ‘안철수계’도 사실상 이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갈등의 향방을 판가름할 ‘키맨’으로 꼽히는 권은희 의원이 김관영 원내대표를 찾아 자신의 정책위의장직과 김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을 ‘동반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등 안철수계 사이에서도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은희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원내지도부로서 패스트트랙 추진과정에서 비롯된 바른미래당 의원들간의 불신과 분열의 양상을 그대로 놓아두어서는 안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김관영 원내대표와 여러번 만나 사퇴 결단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인 제가 패스트트랙 이전의 불신과 분열의 상황을 떠안고 물러나고, 바른미래당이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구성해 패스트트랙 이후에 국회를 새롭게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사보임’ 문제로 권은희 의원과 함께 당내 갈등의 전면에 섰던 오신환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창당선언문 전문을 소개하며 “지금 읽어봐도 빼고 더할 말이 하나도 없다. 용감한 도전을 계속해 나가자. 힘차게”라고 밝혔다.

이는 지도부 퇴진과 창당 정신의 복원을 위해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가 다시 ‘합심’할 것임을 시사하는 글로 풀이된다.

이처럼 바른미래당 창당 주역인 양측이 사실상 공조를 구축하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당 내홍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의원 15명 가량이 참여한 의원총회 소집요구서가 조만간 당에 제출될 예정이어서 지도부의 거취를 둘러싼 갈등 양상이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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