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성주·칠곡, 김항곤·장세호 맞불…대구 중남구, 전 구청장 3파전

제21대 총선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경북·대구지역 전직 단체장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항곤 전 성주군수, 남유진 전 구미시장, 박보생 전 김천시장, 박승호 전 포항시장, 장세호 전 칠곡군수, 이재용 전 대구남구청장, 이진훈 전 대구수성구청장, 임병헌 전 대구남구청장, 윤순영 전 대구중구청장.
제21대 총선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경북·대구지역 전직 단체장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항곤 전 성주군수, 남유진 전 구미시장, 박보생 전 김천시장, 박승호 전 포항시장, 장세호 전 칠곡군수, 이재용 전 대구남구청장, 이진훈 전 대구수성구청장, 임병헌 전 대구남구청장, 윤순영 전 대구중구청장.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김천 출신의 3선 출신의 이철우 전 국회의원이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지방자치제가 성숙해지면서 지역 선거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그 변화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제21대 총선에서도 확연히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구지역 전·현직 기초단체장 출신들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는가 하면, 언제라도 출전태세를 갖춘 잠룡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현재 경북·대구지역 전·현직 단체장 중 총선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모두 11명(경북 5명·대구 6명) 선이다.

그중에서도 경북 고령·성주·칠곡군 선거구와 대구 중·남구 선거구의 경우 각각 2명과 3명씩의 전직 단체장이 세 대결을 펼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령·성주·칠곡군의 경우 이완영 국회의원이 현역으로 활동 중이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재판 중에 있는 등 교체지수가 높은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 대신 김항곤 전 성주군수가 지난 1월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한국당의 경우 그동안 지역 조직위원장이 후보 공천을 받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김 전 성주군수가 출전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세호 전 칠곡군수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구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장 전 군수는 지난 2010년 칠곡군수로 당선됐지만 1년 만에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자신을 대신해 배우자가 재·보선에 출마해 꾸준히 이름을 알려왔고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칠곡군수로 재도전해 고배를 들었지만, 백선기 현 군수와 치열한 접전 끝에 득표율 43.5%를 기록할 만큼 만만찮은 지지도를 확인시켜 줬다. 여기에다 여당 프리미엄까지 업고 있어서 21대 총선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칠곡군 인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성주군의 군세를 감안할 때 자유한국당이 김항곤 전 군수를 대항마로 내세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구에는 3선 출신의 이인기 전 국회의원이 여전히 출전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도 내년 총선에서 포항북 선거구 출마 의지를 확연히 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8년간 포항시장을 역임한 박 전 시장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출전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대 총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국당이 전략 공천한 김정재 국회의원과 맞붙어 5만594표(득표율 38.84%)를 획득해 불과 5931표 차로 고배를 들었다. 박 전 시장은 20대 총선 패배 이후에도 절치부심하며 꾸준히 표밭을 다져왔다.

박 전 시장은 "지금 포항은 철강산업 불경기와 지진피해 등으로 인해 그야말로 침체 위기 속에 빠져 있다"며 "지난 20대 총선 이후 3년간 지역 정치권이 이 같은 위기를 해소하는 데 다소 미진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이 남는 만큼 21대 총선에 다시 도전해 포항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남유진 전 구미시장도 21대 총선에서 강력한 주자로 꼽히고 있다. 남 전 시장은 12년간 시장으로 활동한 만큼 누구 못지않은 인지도를 앞세워 구미을 선거구 출마를 고려 중이다.

다만 구미시장 임기 말을 전후해 극도로 나빠지기 시작한 구미경제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출신 시장 당선에 따른 책임론도 떠오르고 있다.

또 박보생 전 김천시장도 내년 총선에서 김천시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언석 현 국회의원이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아직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서 박 전 시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 전 시장은 퇴임 후 "시민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누는 삶을 살고 김천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혀 총선출마 의지를 보여줬다.

대구지역도 전직 구청장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명의 전직 구청장이 출마하는 중·남구 선거구의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은 퇴임 당시 ‘주민들이 새로운 역할을 요구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는 등 총선 출마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임 전 구청장은 남구지역 재개발 문제를 해결한 공로를 앞세워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을 늘리는 한편 중·남구 당협 위원장 공모에 나서는 등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

3선을 지낸 윤순영 전 중구청장도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당이 여전히 내홍을 겪고 있는 중이어서 어떻게 될지 미지수지만 윤 전 구청장은 최근 사단법인 ‘여성과 도시’ 초대 이사장에 오르는 등 여성 정책과 도심재생 전문가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에 이재용 전 남구청장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총선 출마가 예상된다. 이 전 청장은 2004년 열린우리당, 2008·2012년 각각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등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여권 내 주요 인사로 꼽히며 중·남구지역위원장에 올라 출마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수성갑 출마설이 파다하다. 이 전 청장은 재선을 역임하면서 수성구 정서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 퇴임 후 대구시장 경선 등에 나서 인지도를 올렸고, 최근 유튜브 방송 채널을 개설해 각종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현역으로는 김문오 달성군수와 배광식 북구청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지역 현안이 많은 만큼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종욱, 권오항, 김현목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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