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돼지열병 초강경 대응…9일 세부 예방·감염 대책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7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 당정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7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확산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발생 즉시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하는 등 강력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만큼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보다 더 강력하고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당정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조 정책위의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즉시 위기 경보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당정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될 경우 24시간 안에 발생 농가 반경 500m 내 살처분을 완료하고, 48시간 동안 전국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해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차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발병 농가에 대해서는 마지막 살처분 후 가축 안전성과 바닥, 환기구, 사료 등 농장 환경 검사 후에 이동제한을 해제하고 재입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차단 노력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요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불법 휴대 축산물 반입 시 과태료를 최고 1000만 원까지 인상키로 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철저한 국경 검역을 위해 입국 시 불법 휴대 축산물을 반입하면 과태료를 1회 위반 시 현행 1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올리고, 3회 위반 시 최고 1000만 원까지 상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를 위해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을 개정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과태료를 내지 않을 경우에는 재입국 거부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정은 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요 전파 요인이 될 수 있는 남은 음식물과 야생멧돼지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우선 양돈 농가에 남은 음식물 자가 급여를 제한하고, 관련 산업에 대한 영향 분석을 거쳐 전문 처리 업체에 대한 급여도 금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강원 북부 야생 멧돼지 개체 수를 조절하고, 폐사체 신고 포상금도 1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등 야생 멧돼지로 인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조기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0)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위험국가로 지목한 바 있는 북한의 발병 여부에 대해선 “아직 발병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며 “다만 인접국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통일부 차원에서 북한과의 정보수집에 협력하고, 필요할 경우 대응체계를 긴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예방 대책 마련을 위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인 박완주 의원을 위원장으로 당내 특위를 설치하고, 나아가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오는 9일 더욱 구체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감염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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