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부터 멜로까지 다양…"젊은 세대 타깃 퓨전 장르 채택"

‘어비스’[tvN 제공]

바람이 점점 덥게 느껴지는 늦봄, 다양한 로맨스극들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깨운다.

최근 로맨스극 시청률은 순조롭지 못한 게 사실이긴 하나 늘 수요는 있다. 젊은 시청자 사이에서만큼은 화제를 모으는 게 사실이다.

가장 먼저 시작한 tvN 수목극 ‘그녀의 사생활’은 이른바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는 행위)을 전면에 내세운 로맨스코미디(로코)물이다.

지난해 똑 부러진 김 비서였던 박민영이 이번에는 완벽한 큐레이터이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덕후’(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빠진 사람) 성덕미로 변신해 로코에 입문한 김재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녀의 사생활’[tvN 제공]

소재가 기존 로코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시청률 2%대(닐슨코리아 유료가구)에 머문다. 다만 예쁘고 멋진 두 남녀를 보는 재미에, 온라인에서 현실 속 덕후들이 덕후를 어떻게 묘사하는지 ‘현실고증’에 여념 없는 모습을 보면 화제성 면에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 6일 첫선을 보인 tvN 월화극 ‘어비스’는 영혼 소생 구슬을 매개로, 생전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부활한 두 남녀가 자신을 죽인 살인자를 찾아 나서는 판타지 로맨스극이다.

말 그대로 판타지라 첫 방송 직후 ‘유치하다’는 평도 적지 않았고, 시청률은 3%대에 그쳤지만 사랑스러운 박보영이 ‘세상에서 가장 흔한 여자’를 연기하는 데 대한 호기심과 싱그러운 안효섭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편이다. 방송 직후 다음 날 오전까지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넷플릭스 제공]

올 초 좀비 사극 ‘킹덤’으로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넷플릭스 역시 차기작으로는 청춘 로맨스극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를 내놨다.

지수, 정채연, 진영, 최리, 강태우 등 청춘스타들이 나서 기대 이상 풋풋한 조합을 보여줬다. 러브라인에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불안정해서 더욱 역동적인 청춘들의 묘사를 통해 젊은 시청자들의 소소한 공감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했다. 시즌2도 이미 촬영을 마친 상황이다.
 

‘절대 그이’[SBS 제공]

오는 15일에는 SBS TV 수목극 ‘절대 그이’가 처음 방송된다.

이 작품은 로맨스에 SF(공상과학), 코미디, 스릴러를 버무렸다. 뜨거운 심장을 가진 연인용 모형인형 제로나인(여진구 분), 사랑의 상처로 강철 심장이 돼버린 특수분장사 엄다다(방민아), 로봇처럼 살고자 하는 스타 마왕준(홍종현)이 주인공이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쇼가쿠칸의 만화 잡지 ‘소녀 코믹’에서 연재된 와타세 유우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 만큼, 특유의 일본 색채를 어떻게 한국적으로 재해석했는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봄밤’(왼쪽)과 ‘단, 하나의 사랑’[MBC, KBS 제공]

22일에는 MBC TV ‘봄밤’과 KBS 2TV ‘단, 하나의 사랑’이 동시에 시작한다.

‘봄밤’은 지난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정해인과 안판석 PD가 재회한 작품이자 정해인-한지민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는 감성 가득한 정통 멜로 드라마이다.

반면, ‘단, 하나의 사랑’은 화려한 발레의 향연과 천사라는 판타지 소재로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 작품은 사랑을 믿지 않는 발레리나 이연서(신혜선)와 큐피드를 자처한 사고뭉치 천사 단(김명수)의 로맨스를 그린다.
 

‘바람이 분다’[JTBC 제공]

초여름의 문턱, 27일에는 JTBC 월화극 ‘바람이 분다’가 전파를 탄다.

지난해 SBS TV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깊은 감성을 보여준 감우성과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하늘이 호흡 맞추는 정통 멜로극이다. 각각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조합이고, 진한 성인 멜로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8일 최근 로맨스 드라마 트렌드에 대해 “드라마틱한 시청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정통 로맨스극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다”며 “최근에는 보다 젊은 세대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독특한 소재나 판타지, 스릴러, 사극 등 타 장르와의 퓨전을 통해 변주한 작품이 많이 제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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