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채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연구위원
임규채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연구위원

지난해 세계 교역규모는 39조1,096억 달러이고 이 중 한국의 교역규모는 1조1,443억 달러로 세계교역의 2.9%를 차지한다. 무역에서 우리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는 68.8%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곧 외국의 경기변동과 경제 상황에 따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무역의존도가 크다는 것은 국민경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의 교역 상대국은 수출 217개국, 수입 210개국으로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국가 중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등 5개 나라가 83%를 차지하고 있어 소수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이들 국가로부터 불어오는 외풍에 허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수출 품목 수는 7,048개, 수입 품목 수는 9,003개로 적지 않은 수이다. 그러나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 등 10대 주력품목이 58.5%를 차지하고 있어 특정 기업과 제품 쏠림 현상이 심한 상황이다. 이는 특정한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나라 전체 경제는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대국이라고 하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것을 반증하듯, 한국은 2018년 국내 수출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세계에서 7번째로 수출 6천억 달러를 달성하였고, 무역총액은 1조1,401억 달러로 697억 달러의 흑자를 내면서 10년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반도체 가격 하락 등과 같은 대외적 영향으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부진의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수출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 되면서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고, 다음으로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약화와 미국의 무역 기조 변화이다.

올해 국내 수출을 살펴보면,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더불어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출 물량 감소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이 때문에 국내 20대 수출기업의 재고가 급증하고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매출에서 재고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인 재고율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다. 물론 전 세계 주요국 역시 수출의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타 국가보다 우리나라의 감소세가 가파르다는 것이 문제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특정 수출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일부 제품의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출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 완제품 주력품목 수출이 감소한다는 것은 2차, 3차 협력업체가 대부분인 경북·대구의 제조업 생산 역시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할 것인가? 우선 국내 수출 품목 집중도가 완화되어야 한다. 최근 대내외 경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수출시장 및 품목 다변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시장 다변화와 더불어 품목 다변화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새롭게 부상 중인 신성장산업의 수출확대가 시급하다. 전반적인 수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전기차, 빅데이터 등과 같은 신성장산업의 교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신성장산업인 전기차,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OLED 등의 수출은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수출 비중은 낮고 우리 기업의 대응은 느린 상황이다. 지역 내 신산업 중 하나인 전기차를 수출 전략품목으로 육성한다면 지역산업 기반은 조금이나마 혁신적 성과를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 경제는 안정적 수출시장 확보를 전제로 내수시장을 부양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아세안과 더불어 아프리카·중남미·중동 등 신흥시장으로의 빠른 진출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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