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전서 5회까지 퍼펙트…2.03 평균자책점으로 MLB 5위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특유의 완벽한 제구를 뽐내며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사사구 없이 삼진 6개를 잡으며 공 93개로 9이닝을 채운 류현진은 불펜진의 도움 없이 경기를 끝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 속에 9-0으로 완승했다.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둔 건, 빅리그에 처음 입성한 2013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포함해 두 번째다. 2천170일 만에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14개 전 구단 상대 승리까지 완성했다. 시즌 4승(1패)째도 챙겼다.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55에서 2.03으로 더 낮아졌다.

류현진은 규정이닝을 채우며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5위, 내셔널리그 4위로 올라섰다. 삼진/볼넷 비율은 22.5(삼진 45개, 볼넷 2개)로 2위 맥스 셔저(비율 9.0)에 2배 이상 높은 압도적인 1위다.

다저스에도 류현진의 완봉승이 반갑다. 다저스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건 2016년 5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의 클레이튼 커쇼 이후 3년 만이다.

홈에서 특히 안정적으로 투구하는 류현진의 장점은 이날도 발휘됐다. 류현진은 지난해 9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 홈 4경기까지 안방에서 치른 8경기에서 볼넷을 한 개도 주지 않았다.

2013년 빅리그에 입성한 류현진은 이날 전까지 내셔널리그 13개 팀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애틀랜타를 상대로는 정규시즌에서 3차례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은 2.95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개인 통산 네 번째 애틀랜타전에서는 완봉승으로 앞선 등판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또 다른 개인 기록도 세웠다. 5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8이닝(4피안타 1실점)을 소화한 류현진은 8일에는 9이닝을 채우며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8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1회 초 첫 타자 오지 올비스부터 5회 마지막 타자 댄스비 스완슨까지 15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6회 초 첫 타자 타일러 플라워스에게 첫 안타를 내줬지만, 이후에도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1회부터 류현진은 완벽한 제구로 애틀랜타 타선을 압도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5회에 역투하고 있다. 이날 선발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친 류현진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전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다. 연합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5회에 역투하고 있다. 이날 선발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친 류현진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전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다. 연합

류현진의 제구를 의식한 애틀랜타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타격했다. 류현진은 정면승부로 맞섰다.

첫 타자 올비스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처음 만난 올스타 출신 내야수 조시 도널드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도널드슨을 상대하며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에 몰렸고, 6구째 높은 컷패스트볼을 던졌다. 도널드슨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류현진의 공에 헛스윙했다. ‘류현진의 이름값’으로 만든 삼진이었다.

프레디 프리먼의 잘 맞은 타구는 1루수 데이비드 프리스 정면으로 향했다.

공 9개로 1회를 끝낸 류현진은 2회에는 투구 수를 더 줄였다. 류현진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닉 마에키키스, 댄스비 스완슨을 공 8개로 모두 범타 처리했다.

3, 4, 5회에도 퍼펙트 행진이 이어졌다.

류현진은 3회 첫 타자 타일러 플라워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직구가 볼 판정을 받자 아쉬움 섞인 미소를 지은 류현진은 6구째 다시 시속 146㎞짜리 빠른 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엔더 인시아르테와 조시 톰린도 범타로 물러났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도 류현진의 쾌투가 이어졌다. 류현진은 1회처럼 올비스를 외야 뜬공, 도널드슨을 삼진, 프리먼을 내야 땅볼로 요리했다.

5회에는 두 차례의 풀카운트 승부를 잘 견뎠다.

아쿠냐 주니어를 상대로 3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컷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마케이키스의 2루 땅볼 때 전력으로 뛰어 타자 주자보다 빠르게 1루를 밟았다. 스완슨은 3루 땅볼로 처리했다.

6회 초, 첫 타자를 상대할 때 퍼펙트 행진이 끊겼다.

류현진은 5-0으로 앞선 6회 초 플라워스에게 시속 118㎞짜리 커브를 던지다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퍼펙트 행진은 끊겼지만, 다저스타디움을 메운 다저스 팬들은 기립박수로 류현진을 응원했다.

힘을 얻은 류현진은 인시아르테를 포수 앞 땅볼로, 대타 찰리 컬버슨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7회 선두타자 올비스에게 빗맞은 중전 안타를 맞았고, 2사 2루가 되면서 이날 첫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야수가 류현진을 도왔다. 아쿠냐 주니어의 잘 맞은 타구를 다저스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멋지게 걷어내면서 류현진은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8회에도 안타 한 개를 내줬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다저스 타선은 시원한 타격으로 류현진을 지원했다.

특히 저스틴 터너는 1회 말 선제 솔로포, 5회 달아나는 솔로포,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 등 홈런 3개를 치며 5타수 4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타자 류현진’도 빛났다. 류현진은 3회 말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에 성공하더니, 6회 2사 1루에서는 시즌 첫 안타(우전 안타)를 쳤다. 지난해 9월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26일 만에 나온 안타다.

경기를 끝내는 장면도 짜릿했다.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2사 후 도널드슨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프리먼을 시속 147㎞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류현진은 씩 웃으며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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