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관광성 해외연수…예천군 사태 잊었나
또 관광성 해외연수…예천군 사태 잊었나
  • 배준수 기자
  • 승인 2019년 05월 08일 20시 2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09일 목요일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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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북구의회, 독립운동 가치 조명 목적 중국 견학 일정 논란
남구의회와 유럽 연수도 추진…사회단체 "해외 나들이" 비난

대구 북구의회 의원 7명은 20일 중국으로 떠난다.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 등으로 뭇매를 맞은 예천군의회 사태 이후 중단된 지방의회 공무국외연수(해외연수)가 본격 재개된다.

북구의회 의원 20명 중 이정열 의장과 김기조 사회복지위원장, 채장식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구창교·최우영·최수열·류승령 의원 등 7명은 1779만7000원의 예산을 들여 20일부터 6박 7일간 중국에서 해외연수를 한다.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안중근 의사 서거 110주년을 맞아 순국선열의 발자취가 깃든 중국의 항일운동 주요거점을 방문하면서 독립운동의 가치를 조명한다는 게 이번 연수의 목적이다.

목적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일정이 견학이다. 상해 임시정부 청사, 윤봉길 기념관, 안중근 의사 기념관, 옌볜박물관, 북간도 독립운동 사적지 명돈촌 등을 둘러보고, 마지막 날에는 백두산 여행으로 마무리한다. 북구주민과 밀접한 사안이나 행정에 접목할 현안이 없는 상황이어서 관광성 나들이라는 비판이 크다. 실제 북구지역에서는 사회복지시설에서 각종 비리와 인권유린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의회 차원에서 특별위원회 구성 등의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심사위원장의 민간위원 선출, 국외연수 결과보고서·계획서 공개 등 해외연수 관련 규칙 강화를 권고했지만, 북구의회는 남구의회나 달서구의회와는 달리 해외연수 규칙 개정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북구의회 의원 공무 국외여행 규칙’은 8명 이하의 의원이 해외연수를 할 경우에는 심사를 하지 않도록 해놨다. 이번 중국 연수에는 7명이 참가하기에 사전에 심사도 않는다. 나머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의 의원은 별도로 유럽행을 택했고, 일본 연수를 추진한 9명의 의원은 해외연수를 보류한 상태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복지시설 인권유린 등 시급한 현안 해결을 뒷전으로 미루고 사회복지위원장 등 7명의 의원이 독립운동의 가치를 조명한다는 명목으로 해외 나들이를 나간다는 자체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초의회 단위에서 3·1 운동 등 100주년을 맞아 역사현장 견학을 통해 의정활동 역량 제고 목적을 내세워 해외연수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이와 관련한 정책개발 사유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6명의 기초의원은 해외연수 자체가 모범사례라고 주장한다.

북구의회 유병철·한상열·안경완·김지연 의원은 15일부터 8박 10일 동안 스위스와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지낸다. 1인당 294만 원씩 모두 1176만 원을 들여 떠나는 해외연수에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국인 스위스·독일·오스트리아의 정치·행정체제를 체험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다. 남구의회 정연우·이정현 의원도 1인당 279만 원씩 예산을 받아서 북구의회 의원 4명과 스위스·독일·오스트리아 연수에 동참한다. 6명의 의원은 소속된 북구의회와 남구의회 연수 일정과 별도로 움직인다. 이정현 남구의원은 “지방분권 운동본부에서 활동하며 스위스 지방자치제에 대해 별도 공부했고, 이미 스위스 등 현지에서 제도를 살펴본 전문가 교수와 함께 실질적인 공부를 위해 진행하는 연수여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전심사를 모두 통과했고, 항공기 표와 숙소 예매부터 통역과 현장 회의록 작성까지 모두 의원들이 해결한다”면서 “구의회 직원도 동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다른 기초의회는 해외연수 자체를 계획하지 않아 대조적이다.

동구의회는 아예 국내외 연수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해외연수를 아예 취소한 달성군의회는 6월 3~5일 울릉도에서 의원 역량 강화 연수와 더불어 케이블카 등 시설비교견학을 실시한다. 수성구의회도 5월 20일부터 3박 4일간 전북 군사에서 도시재생을 주제로 연수를 진행하고, 달서구의회도 산불 피해를 입은 강원도 고성을 찾아서 낮에는 봉사하고 밤에는 연수일정을 소화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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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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