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에 백신도 없어, 외부인 출입 차단 긴장 고조
경북도, 고강도 방역 조치 나서

8일 오후 포항시 북구 신광면 비학로 인근 한 돼지농장에서 포항시청 방역팀 직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이 한창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해 최근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면서 치사율이 90%이상으로 백신개발이 되지 않았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8일 오후 포항시 북구 신광면 비학로 인근 한 돼지농장에서 포항시청 방역팀 직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이 한창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해 최근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면서 치사율이 90%이상으로 백신개발이 되지 않았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만약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입되면 막을 대책이 없는 만큼 양돈농가들은 초비상 상태입니다.”

8일 포항시 북구의 한 양돈 농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중국·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이 발생해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양돈농가들은 외부인 방문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농장 주인은 “가뜩이나 경북 타 군에서 최근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 돈다는 소문까지 있는데다 ASF 공포마저 심각해 바이러스가 어떻게 옮길지 몰라 외부인 출입을 일절 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돈 농가들에서는 구제역을 비롯해 유행하는 돼지 질병은 전부터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등 아시아 곳곳에서 유행하는 ASF는 전에 없는 공포감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추교정 대한한돈협회 포항지부장은 “ASF는 치사율이 사실상 100%에 이르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국내에 유입되면 ‘양돈산업이 붕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현재 731농가에서 151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포항에는 22농가 2만3000마리, 영덕은 11농가 1만1000마리 등을 키우고 있다.

ASF는 전염성이 강한 돼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제 1종 가축전염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현황.경북도

고열, 청색증, 출혈, 사육돼지에서 심각한 병증의 고병원성 100% 폐사율이 나타나며, 모든 연령의 돼지에만 감염되고 사람 감염은 없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발생 시 살처분을 해야 해 삽시간에 확산될 위험이 높다.

매개체는 야생멧돼지, 잔반 등 음식물, 물렁 진드기, 물 사료 등이다.

ASF 바이러스는 냉동고기에서 1000일, 말린고기 300일, 오염된 돼지우리에서 1개월 가량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도내 각 시·군 양돈농가에 철저한 소독을 당부하고, 야생멧돼지 포획틀·울타리 설치를 지원하기 위한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밀집 취약농가(153호 1256두)에 대한 ASF 항원 모니터링 검사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전 시·군 양돈 농가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ASF 발생국 여행자·출신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외국어 리플렛을 만들어 다문화 가정에 배부하고 읍면동 입구에 비치 홍보할 방침이다.

또 축협 공동방제단을 동원한 방역 취약 농가 소독도 강화하고,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 먹이는 농가 41가구를 대상으로 민관 합동 점검 관리도 나선다.

한편 6일 기준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돼지고기 삼겹살 100g 평균가격은 2663원으로 한 주 전보다 4.8%(122원), 1개월 전과 비교하면 16.5%(377원) 올랐다.

김태준 협회 포항지부 사무국장은 “돼지 열병이 우리나라로 유입되지 않은 것이 최우선이지만 이를 잘 막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돼지고기 소비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이 전 세계 돼지고기를 빨아들이면 가격 급등 등 후폭풍도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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