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회의 전 대화 마이크에 녹음…박지원 "스스로 레임덕 인정하는 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부 관료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이 원내대표와 김 실장이 회의 시작에 앞서 나눈 대화로, 대화 내용은 방송사 마이크에 고스란히 녹음됐다.

회의는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위원장 박홍근)의 출범 6주년을 맞아 당정청의 유기적 협업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이 원내대표가 먼저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라고 말했다.

이에 김 실장은 “그건 해주세요. 진짜 저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고 답했다.

국토교통부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단적으로 김현미 장관 그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해…”라고 했고, 김 실장은 “지금 버스 사태가 벌어진 것도…”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들을 하고…”라고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방송사 마이크가 켜져 있는 것을 뒤늦게 알아챈 뒤 끝났다. 김 실장은 “이거 (녹음)될 거 같은데, 들릴 거 같은데…”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직자는 개혁의 주체가 돼야지 대상이 되면 안 된다. 장수는 부하의 사기로 승리한다”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직자들이 2기가 아니라 4기 같다’고 말한 것은 스스로 레임덕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집권 2년이건만 4년 같게 만든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라며 “청와대도 일하는 곳이지 평가·군림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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