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종료 후 "판 깨진 건 아냐…중국 경제 낙관"
"美 추가관세에 반드시 대응…평등하고 존엄 있는 합의 원해"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류허(가운데) 중국 부총리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무역대표부(USTR) 청사 앞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오른쪽 두 번째)과 악수하고 있다. 류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이날 USTR 청사에서 미 대표단과 협상에 돌입했다. 연합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이끈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미국과 “원칙 문제”에 대한 견해차가 있다며 이에 대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에 걸친 미·중 고위급 협상을 마치고 나서 중국 취재진과 만나 이번 협상이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류 부총리는 “현재 양측이 많은 부분에서 공통의 인식이 있으나 솔직히 말해 견해차도 있다”며 “우리는 이런 차이가 중대한 원칙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원칙 문제들에 대해 절대로 양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무역 합의 이행을 위한 중국 법제화 약속을 합의문에 명기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총리는 중국의 핵심 요구사항인 추가 관세의 철폐를 주장했다.

그는 “추가 관세에 대해 우리는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이는 중국과 미국에 이롭지 못하며 전 세계에도 마찬가지다. 동시에 쌍방의 경제무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추가 관세를 물리면 우리는 반드시 대응해야만 한다. 당연히 우리는 미국이 자제하는 태도를 보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통하는 류 부총리는 그동안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주도해 왔으며, 9∼10일에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담판했다.

그러나 협상에서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미국은 경고대로 10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을 기해 2천억 달러(약 235조6천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 시점부터 중국에서 출발하는 제품을 기준으로 인상된 관세율이 적용된다.

미국은 또 향후 3∼4주일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3천억 달러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즉각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그러나 류허 부총리는 중국의 대응 조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류 부총리는 여러 어려움에도 협상의 좋은 추세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쌍방이 나중에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입장을 분명히 하고 다음 협상의 내용을 논의했다면서 “그러므로 협상이 깨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담판 중에 우여곡절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우리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류 부총리는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지난해 경기가 바닥을 지나 올해 상승주기에 진입했다면서 “대단히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급 체계의 개혁을 진행하고 있어 산업과 상품, 기업의 경쟁력이 전면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정·통화 정책에도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은 있으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자신이 있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대국의 발전 과정에 곡절이 있는 것은 스스로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라 좋은 일”이라면서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의 협력만이 유일한 선택이라며 중국은 “매우 평등하며 존엄 있는” 합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세계 인민의 이익을 위해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은 두렵지 않다. 중화민족은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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