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은해사 봉축법요식 참석
"북한 미사일 위협 등 안보 불안, 경제·민생 위해 마음 모아야"
구미 박정희 생사 찾아 참배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후 경북 영천시 은해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2일 자신이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 진정한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제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경북 영천 은해사 봉축법요식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문 대통령과 1대1 회동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여야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회동에도 참여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황 대표는 청와대가 단독회동에 부정적 의견을 보인 것과 관련해선 “회담을 했다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지켜내기 위한 내용 있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부 관료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눈 데 대해서는 “국회의원이든 국정을 맡은 분들이든 정말 국민을 어려워하고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날 봉축법요식 축사를 통해 “국민의 삶이 어려워 한결같이 민생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으로 나라의 안보는 불안하다”며 “경제와 민생을 다시 일으키고 안보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마음을 모아야 할 때”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지도자들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올바른 길로 가야 하는데 저부터 민생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며 “예전부터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일수록 하나로 뭉쳤다”며 “모두가 하나가 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총무원장 예방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사찰을 방문한 황 대표는 수 천명의 불자들 환대에 연신 고개를 숙이며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다수의 신도들과 지지자들은 황 대표에게 몰려들어 “어려운 나라 살려주세요”, “제발 잘 싸워달라”, “고생했습니다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등을 외치며 악수를 청했고, 일부에서는 환호와 화이팅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황 대표는 이날 봉축법요식에 앞서 은해사 지도부와 가진 차담회에서 “전국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이에 은해사 회주 법타 스님은 “민심을 잘 살펴 나라와 국민이 편안하고 삶이 나아지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국민이 안정 속에서 편안히 미래를 볼 수 있도록 희망을 달라”고 주문했다. 또 돈명 큰스님(성보박물관장)은 “(정치인들을 향해)국민에게 또 싸운다는 소리를 듣지 말고 국가 안전과 경제, 서민의 삶 등 국민의 여망을 담아 잘해달라”고 격려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관에서 생가보존회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영천 은해사에 이어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했다.

애초 13일 오전 예정된 생가 방문에서 일정이 갑자기 변경됐지만 300여 명의 지지자가 황 대표를 맞았다.

13일 예정된 황 대표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방문에 진보시민 단체는 집회 신고를 하기도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도시락 싸서 다니지도 못할 정도로 가난하고 어려울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나라를 살렸을 뿐만 아니라 포항제철, 경부고속도로, 구미전자공단 등 혁신적인 정책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었다”며“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지만 굶어 죽던 우리가 이제 먹는 것 걱정 하지 않는 나라, 오히려 굶주리고 헐벗은 나라에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지 않았나. 그 자체로 위대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13일 오전 10시 구미보에서 현장 최고위원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을 시작으로 이달 24일까지 ‘국민 속으로 민생 투쟁 대장정’을 진행 중이다.

민생 대장정 6일 차인 이날까지 부산·경남 거제·경남 통영·경남 창원·경남 양산·울산·경북 영천·대구 등을 돌았다.
황 대표는 13일 구미보에 이어 오후에는 안동 유교화관을 찾은 뒤 경북·대구 일정을 마친 후에는 충주로 이동해 대전,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 민생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정돼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