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루트, 준비상황 설문조사서 응답기업 3곳 중 2곳 "준비 미비"
유연근무제 도입·연장근무 제한 등 다른 기업 현황 참고할 듯

지난해 도입한 근로시간 단축제(주 52시간제도)가 내년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기업들의 절반 가량은 아직도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서미영)가 12일 발표한 국내 273개사 대상 ‘주 52시간 제도 준비상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기업의 24%만 근로시간단축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시간단축제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사업장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됐으며, 50인~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 1월부터, 5~49인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인크루트는 이같은 상황에 근로시간단축 대비안 마련 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체 24%만 시행중에 있었으며, 이중 56%가 대기업, 38%가 중견기업, 16%가 중소기업이었다.

중견·중소기업은 아직 시행대상이 아니지만 일찌감치 근로시간단축 시행에 나섰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처럼 앞선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근로시간단축제 미시행 중인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직 준비가 미비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응답자중 현재 근로시간단축제를 시행하지 않는 76%의 기업 중 절반 가량(36%p)가 ‘준비가 미비하다’, 18%p는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밝힌 반면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8%p에 불과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기업 중에는 중견기업이 41%, 중소기업은 66%의 비율을 보였다.

즉 내년부터 중소기업까지 시행범위가 넓혀지지만 정작 중소기업 3곳 중 2곳에서는 주 52시간제에 대해 준비조차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근로시간단축제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유연근무제 도입이 26%로 가장 높았다.

탄력근로제·선택적근로시간제·보상휴가제·휴일대체제·재량간주근로제·재택근로제 등이 모두 넓은 의미에서 유연근무제에 포함되는 만큼 기업들은 현재보다 다양한 근무방식 구축에 나서고 있었다.

유연근무제 다음으로는 ‘연장근무 제한(17%)’을 꼽았다.

PC-OFF제·퇴근시간 이후 소등제 등 물리적인 변화를 통해 근로시간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으로,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거나 결재라인을 축소하는 것이 대표적이었다.

이는 5위에 꼽힌 ‘근로방식 개선’과 맥을 같이 했다.

세 번째로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조절(15%)’을 선택했다.

아직 단위기간 확대에 대해 법안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근로시간 축소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이 큰 만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모습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아직 구체적인 계획 없음(15%)’도 3위에 올라 이들 기업은 다른 기업들의 현황을 지켜보면서 참고해 준비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휴일근로 가산수당 할증률 명확화(9%)’‘(근로시간 특례업종의 경우) 연속 휴식시간 보장안 마련(5%)’ 등의 제도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 간 ‘실근로시간 단축’ 외에도 ‘휴일근로 할증’‘특별연장근로’‘특례업종 지정’ 등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어 기업특성 및 업종별 고려사항들이 첩첩산중인 모습이다.

한편 이 설문조사는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인크루트 기업회원 273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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