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에 자비의 법등이 온 겨레를 밝혔다.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그리스와 인도문화가 혼합된 파키스탄 페샤와르와 탁실라 일대의 간다라(Gandhara) 지역을 거쳐 중국의 후한(25~220) 명제(재위 57~75)때 중국에 왔다. 명제가 머리에서 광채가 나는 금빛 사람을 꿈에 보고, 채음과 진경을 보내서 불법을 천축에서 구해오게 했다. 이후 인도에서 온 불승 섭마등과 축법란을 위해서 67년에 창건한 중국 최초의 사찰이 허난성 뤄양(낙양)의 백마사(白馬寺)다. 백마사는 보경사의 연기설화와 연결된다. 창건주 지명법사의 전생이 백마와 백마사 주지 일조였으며, 서역에서 가져온 8면 보경을 봉안한 후 603년 대가람이 완성되니 그 절이 바로 원진국사(1171~ 1221)와 오암선사(1710~1792) 등을 배출한 포항의 내연산 보경사다.

중국불교는 위진남북조시대(220~589)에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5호16국의 전진의 왕 부견이 372년에 순도를 고구려 소수림왕에 보내어 한반도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다. 백제불교는 침류왕 때인 384년 동진(東晉·317∼419)의 인도승 마라난타가 전래했다. 현재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는 간다라양식의 마라난타사라는 사찰을 지어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고 있다. 현존 한국 최고의 최대 석탑은 20년 만에 복원된 백제 무왕(재위 600∼641) 때 창건한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다.

한편, 경북 최초의 사찰은 고구려의 아도화상이 신라 눌지왕 2년(417)에 구미시 해평면에 지은 도리사(桃李寺)이다. 도리사의 세존 진신사리가 모셔진 금동육각사리함은 국보 제208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후 아도화상이 김천 황악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쪽에 큰 절이 설 자리”라 하여 직지사를 418년에 창건했다. 6세기 초 법흥왕 때 이차돈의 순교 이후 불교가 국교화되어 가장 찬란하게 빛을 발한 곳이 경북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아난존자로 전한 교학 불교는 삼국시대에 5교로 발전했다. 자장, 보덕, 원효, 의상, 진표가 대표승려이다. 의상대사의 화엄종은 부석사·봉정사·고운사·축서사·대전사·불영사등이 품고 있다. 영주 부석사는 무량수전과 조사당을 비롯한 국보 5점과 삼층석탑 등 보물 6점이 안동의 봉정사는 극락전과 대웅전이 국보로 모두 세계 문화유산이다.

의성 고운사는 유·불·선 3교에 통달한 최치원의 호를 딴 사찰이며, 풍수지리의 비조 도선국사가 크게 중창한 사찰로 입구에 화엄일승법계도를 법계도림으로 조성한 매우 고즈넉한 사찰이다. 봉화 문수산 축서사는 태백준령을 품고 있는 산수화 같은 풍광을 자랑한다. 주왕산 입구의 청송 대전사는 보광전(보물 제1570호)이 볼만하다. 울진 불영사는 명승인 불영계곡에 위치한 비구니 사찰이다. 의상암이 있는 포항의 오어사는 7세기 신라 고승들의 이름을 빌린 자장암, 혜공암. 원효암이 있는 둘레길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달마대사가 6세기 인도에서 중국 양나라로 건너와 전파한 불교가 선종(禪宗)이다. 이후 선종은 5조 홍인(601~674)이후 북종선의 신수와 남종선의 6조 혜능으로 분파되어 9세기 이후 한반도로 유입되어 구산선문을 형성했다. 대체로 한국불교의 법통은 육조 혜능의 남종선이 계승되었다. 예외적으로 문경 봉암사는 구산선문의 하나인 희양산파의 종찰로 879년에 북종선을 계승한 지증대사 도헌이 창건했다. 현재 경북은 도리사(구미), 보경사(포항), 불국사·골굴사·기림사(경주), 직지사(김천), 봉정사(안동), 은해사(영천), 고운사(의성), 장육사(영덕), 자비선사·심원사(성주), 용문사(예천), 축서사(봉화) 등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은 속세의 심란함을 부처님의 자비의 품속으로 들어가서 마음을 정화시키는 힐링 체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마음도 청도 운문사 사리암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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