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화학과 장영태 교수팀, 그림양성균 염색 '형광탐침' 개발

포스텍 장영태 교수
2년 전 한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에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그람음성균’이다. 이 그람음성균은 1884년부터 이용된 세균 염색법 ‘그람염색법’으로 염색했을 때 붉은색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보라색으로 감염되는 병원균은 ‘그람양성균’으로 불린다.

주로 파상풍균이나 폐렴균, 식중독균이 그람양성균의 일종이다. 그람염색법은 박테리아를 분류하는데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표준 방법이기는 하지만, 여러 단계의 과정이 필요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실제 사용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과 장영태 교수·강남영 박사, 권화영 박사·통합과정 루이 샤오(Lui Xiao) 씨 연구팀은 그람양성균을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형광탐침 ‘BacGO’를 개발해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지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폐수 슬러지를 이용한 실험에서 폐수 처리과정에서 박테리아 비율을 모니터링하거나, 각막염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람염색법은 1884년 덴마크에서 개발돼 지금까지 계속 활용돼 온 세균검출법이다. 하지만, 크리스탈 바이올렛과 사프라닌 등의 염료를 이용해 고정 (화학적인 처리로 세균를 죽이는 과정)된 시료에만 적용할 수 있고, 여러 단계의 처리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색깔 변화를 이용하는 그람염색법보다 감도가 좋은 형광 탐침(probe)들도 개발이 돼 왔으나, 세균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검출속도가 늦다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주로 폐수 슬러지에 세균 유무 여부를 확인하는 등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작업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BacGO-TOC
연구팀은 그람양성균의 펩티도글리칸층에 있는 다당사슬에 주목, 이 사슬과 잘 결합하는 붕산(boronic acid)을 이용해 그람양성균을 선별할 수 있는 형광분자들을 골라냈고, 이 중에서도 그람양성균만을 골라 염색할 수 있는 형광탐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형광탐침은 다양한 그람양성균을 모두 골라낼 수 있으며, 연구팀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폐수 슬러지와 각막염에 걸린 생쥐에 적용하는 응용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BacGO를 이용하면 환경 박테리아가 모여있는 폐수 슬러지에서는 폐수 처리 과정에서 박테리아 비율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각막염에 걸린 생쥐를 통해서는 아주 정확하게 박테리아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어, 감염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장영태 교수는 “그간 활용돼 온 그람 염색법과 달리 이 BacGO를 이용하면, 최소한의 염색과정으로 다양한 그람양성균을 ‘살아있는 상태로’ 탐지할 수 있다”며 “그간 많은 한계점을 보여온 그람 양성균 형광탐침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폐수 모니터링이나 박테리아 감염 진단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