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복구비 부담 골머리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 아파트 배전반 내부에 접지선 일부가 절단된 모습. 달성경찰서 제공
지난 10일 오전 11시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 아파트 배전함 내 접지선이 없어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계단식인 해당 아파트는 층마다 2세대가 거주하는 곳으로 세대 출입문 사이에 배전함을 두고 있다.

배전함 내부는 옥상부터 지하까지 수직인 형태로 각종 전기선로가 이어져 있는데, 층별 배전함 내부마다 구리로 된 접지선이 도구로 잘려 도난당한 상황이다.

달성경찰서는 신고가 접수된 아파트 10개 동에서 배전함 내 접지선 약 600m가 도난된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날 달서구 장기동 한 아파트에서도 접지선이 도난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11개 동 배전함 내 접지선이 없어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달서경찰서는 도난당한 접지선이 1000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대구지역 내 아파트에서 접지선 도난 사건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전담팀을 꾸리는 등 경찰에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14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달성군 지역 내 아파트에서만 무려 21건의 접지선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달서구와 북구에서도 각각 3건, 2건이 발생해 총 26건의 접지선 도난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상태다.

경찰은 약 2만4000m(5000만 원 상당)의 접지선이 도난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경찰서별로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아파트 대부분이 접지선 도난 사실을 뒤늦게 알아채고 신고한 상황이어서 정확한 범행 시기를 파악하고 있다”며 “아파트별로 목격자와 CCTV 분석 등으로 범인을 추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아파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관리소들은 접지선 도난 여부를 확인해 경찰에 신고하고, 피해가 없다면 예방 차원에서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피해 아파트들은 주민들의 안전문제와 직결된 접지선 복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피해 아파트 입주자회 관계자는 “업체에 확인해보니 인건비 등을 포함해 복구 비용만 2000만 원 내외라고 말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잠금장치까지 설치하면 들어가는 비용은 3000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경비 업체의 책임도 있기 때문에 비용 처리 문제로 논의 중이지만, 주민들도 비용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며 “복구까지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경비 업체와 논의하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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