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에 '창의적 과학 체험교육' 뿌리내린 선구자

스승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는 강영훈 원화여고 교사(55).지난 1989년 강단에 선 강 교사는 대구에 체험환경교육을 뿌리내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강영훈 원화여고 교사(55)는 대구에 체험환경교육을 뿌리내린 대표적인 사람으로 꼽힌다.

영신고를 졸업한 강 교사는 경북대 생물교육학과를 졸업, 지난 1989년 교편을 잡았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과학관련 연수활동, 교육과정 운영 등 탐구 수업을 통해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학생 스스로 발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스승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을 예정이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원화여고 과학실에서 강 교사를 만나 체험환경교육을 비롯해 교사로서의 소회를 들어봤다.

강 교사는 내년이면 교편을 잡은 지 만 30년이 넘는다.

대학 졸업 후 지난 1989년 강원도 상남중에 부임하며 교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1년 후 원화여고로 옮겨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고교 시절 교사의 꿈을 키운 강 교사는 당시 교사들이 가장 큰 존재였다고 돌아봤다.

학교 내에서 큰 사람이 교사였으며 교사를 모델로 정체성을 찾았고 교직의 길을 걷고 있다.

교사로서 그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생명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결과 탐구, 체험학습을 접목 시키기로 마음 먹었으며 시민단체와 연계해 실행에 옮겼다.

기존에는 없었던 물 체험, 하천생태체험을 지난 1995년부터 실시했으며 관련 프로그램을 후배 교사들에게 전수해줬다.

또한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지속 가능한 체험환경교육 방안을 내놨다.

낙동강과 금호강 중심의 생태 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은 물론 시민들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령 습지라고 하면 느낌이 칙칙하고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이러한 인식이 학생들의 체험 학습을 통해 그 곳에서 건강하고 다양한 생태환경이 존재하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사는 “처음에는 체험학습의 효과를 자신하지 못했다”며 “체험 학습을 한 뒤 학생들이 ‘자연의 섭리를 직접보고 어울려 사는 방법을 느꼈다’고 소감을 듣는데 오히려 내가 느낀 게 많았다”고 밝혔다.

교직 생활이 만 30년이 돼 가면서 강 교사는 많은 변화를 현장에서 직접 느꼈다.

최근 교사들의 사기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이 사회 문제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강 교사는 학교만 특별한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 분위기가 과거와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과거 개인의 권리와 보장이 다소 막혔던 사회라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 많아지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교사들을 대하는 방법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자연히 과거와 다른 요구가 나오기 때문에 교사의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기적인 상황일 뿐 스스로 자정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권리와 권리가 충돌하는 지점이 늘고 있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통제할 방안이 서서히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러한 충돌이 서로에게 피해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뿌리 내리면 서로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연장 선상에서 교권이 끊임없이 추락하면 그 비용을 사회가 감당할 수밖에 없어 적정선은 지켜지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승의 날 의미가 해마다 퇴색한 것도 시대가 바뀐 만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며 정착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강 교사는 “교사를 단순히 직업군으로 바라보는 시대가 됐고 인식이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학교가 무너지면 사회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더 커지는 만큼 정적 선에서 갈등이 해결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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