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머리 맞대 해결책 모색

16일 오후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3층 그랜드볼룸에서 ‘보존인가 개발인가!시민에게 듣는다. 팔공산 구름다리’를 주제로 제16회 대구시민원탁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시민들이 토론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시민원탁회의에 참석한 대구 시민들은 팔공산 개발과 구름다리 설치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탁회의가 진행될 수록 구름다리 설치 반대 의견이 증가했다.

팔공산 구름다리 개발을 결정할 제16회 대구시민원탁회의가 16일 엑스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원탁회의는 찬성·반대 각각 163명, 유보 41명 등 총 367명 시민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실제 참석 인원은 186명이 모였으며 1·2차로 나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 사업은 지난 2015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관광 종합발전계획의 관광개발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팔공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차별화된 관광자원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동화사와 시민안전테마파크 등과 연계, 침체 된 팔공산 상권 활성화 요구도 나왔으며 교통약자들에게 팔공산 탐방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만약 구름다리가 건설될 경우 시는 생산파급효과 169억 원, 소득파급효과 4억 원, 부가가치효과 76억 원, 고용효과 106명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관광소비에 따라 생산파급효과 1710억 원, 소득파급효과 337억 원, 고용효과 4272명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마쳤으며 다음 해 기본·실시 설계에 들어갔다.

시는 국비와 시비 각각 70억 원 등 140억 원을 들여 오는 2020년 12월까지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위치는 팔공산 케이블카 정상에서 동봉 방향에 조성된다.

지난해 12월 환경 영향성 검토를 마친 결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하지만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다.

시민인식조사를 3차에 걸쳐 실시했으며 1차 조사에서 찬성 73.5%, 반대 25.2%, 유보 1.3%가 나왔다.

2차 조사는 찬성 43.2%, 반대 51.9%, 유보 4.9%로 집계됐으며 3차는 찬성 65.8%, 반대 28.5%, 유보 5.7% 등 조사 장소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1033명을 대상으로 한 ARS 조사는 찬성 63.8%, 반대 23.6%, 판단유보 12.6%의 응답률을 보였다.

지난 1일에는 시민 70명을 대상으로 열린 토론회를 열고 의견수렴에 나섰다.

토론 전 개발 48.4%, 유보 34.4%, 반대 17.2%였지만 토론 후 개발 29.8%, 반대 17.0%, 유보 53.2%로 변화폭이 컸다.

시민들의 생각이 엇갈리면서 시는 원탁회의를 통해 개발 여부를 결정하는 데 반영하기로 했다.

원탁회의는 ‘팔공산 보존인가 개발인가?’를 주제로 1차 토론이 진행됐다. 2차 토론은 구름다리 건설 자체를 다뤘다.

참석자들은 테이블마다 5~8명이 모여 자신들의 생각을 나눴으며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시민들은 ‘국립공원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자연 그대로를 보호해야 한다’, ‘개발되면 도로가 개통돼 자연파괴가 가속화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미 순환도로 등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 파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 ‘생활상이 과거와 달라진 상황에서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찬성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개발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유보적인 반응도 없지 않았다.

전체토론에서 김유진 씨는 “회의의 참석한 뒤 여러 의견을 듣고 개발 쪽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며 “구름다리가 만들어지면 힘들이지 않고 팔공산을 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개발 쪽 의견은 명산인 팔공산을 그대로 놔두는 것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정선영 씨는 “생태자원이 많은 만큼 단순 개발보다 장기적인 관광 활성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역사성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등으로 팔공산을 활용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보존 쪽에 힘을 보탰다.

정 씨처럼 인위적인 개발은 오히려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만약 구름다리가 건설되면 개발 이익은 일부 업체에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진련 시의원은 예산상에 문제와 환경파괴 등을 내세워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으며 김병태 시의원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맞섰다.

모든 토론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표결 현황이 공개됐다.

팔공산 개발의 경우 보존 의견이 최초 등록자의 경우 42.6%에서 토론 후 28.1%로 줄었다. 개발은 44.8%에서 60.8%로 늘었다. 유보는 최종 11.1%를 차지했다.

구름다리 설치 여부는 설치 반대가 1차 토론에서 29.2%, 2차 토론 후 31.5%로 증가했다.

설치 찬성은 60.1%에서 60.7%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시민들이 10.7%에서 7.7%로 줄었으며 반대로 의견이 옮겨 간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시장은 투표가 마무리된 뒤 참석한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원탁회의가 결정하는 곳은 아니지만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는 과정이며 공식적인 시스템을 통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특정인에게 이익이 돌아가서는 안된다는 점, 생태환경 보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영진 시장은 “사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지금 제기된 문제에 대해 반드시 고려하겠다”며 “특정 업체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식 공문을 통해 시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원탁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이날 논의된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 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현목 기자, 조한윤 수습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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