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격렬한 항의 속 기념식 참석…'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고 안종필 씨의 묘역에서 어머니 이정임 씨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
5·18 광주 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이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5·18 유공자·유족, 시민, 학생, 각계 대표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는 광주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5·18 단체와 통합진보당 후신인 민중당 당원, 좌파 성향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일부 시민 등 수백 명의 격렬한 항의 속에 도착 후 15분 만에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황 대표를 향해 “어디를 오느냐”, “황교안은 물러가라”고 외치기도 했으며 격렬한 몸싸움 도중 넘어지는 사람들도 나왔고, 황 대표를 향해 물건을 던지거나 물을 뿌리는 장면도 목격됐다.

황 대표는 기념식에서 오른손 주먹을 쥐고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황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돼 왔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기념식장으로 가는 길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의 참석에 논란이 많았다. 광주의 부정적 분위기를 이용해서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라며 “광주시민의 아픔을 알고 있다. 광주시민의 긍지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황 대표의 기념식 참석을 격렬하게 반대한 쪽에선 한국당의 ‘5·18 폄훼’ 발언을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등 3명을 제대로 징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김진태 의원에겐 경징계, 김순례 의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 이종명 의원은 제명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의원 제명에 필요한 의원총회는 열리지 않은 상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며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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