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정국으로 ‘동물국회’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여야가 이번 주 국회 정상화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선출된 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주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취임 인사 등을 통한 상견례를 하며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면서 소통을 자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이 원내대표는 “저는 밥도 잘 먹고 말씀도 잘 듣겠다”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맥주 사는 형님이 돼 달라”고 했고 이 원내대표도 “언제든 격없이 만나자”고 화답했다. 실제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비공개로 식사를 하기도 했고 국회에서 회동을 하기도 했다.

특히, 여야 3당 원내대표 모두 조속한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도 형성했고 조심스럽게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정치권이 막말 논란이 일면서 여야 간 공방전도 벌어졌지만 여야 원내지도부 모두 서로를 직접 겨냥하지 않는 등 애써 만들어진 협상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양상이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주말인 19일에도 물밑협상을 이어가며 조만간 호프타임을 가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드시 이달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선 적어도 이번 주 초에는 국회 정상화 협상에서 어느 정도 진척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정치권에선 이번주 국회 정상화 여부를 판가름할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이번 주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조건과 추경 등에 대한 정당별 입장 등을 모두 대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당의 국회 복귀 명분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사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수용하기 쉽지 않아 여야 간에 밀고 당기는 논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양측의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는 오신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한 사과와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제시하며 양측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아직은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국회 정상화가 늦춰질수록 피해는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며 “더 이상 밖에서 돌게 아니라 할 말이 있으면 떳떳하게 국회로 들어와서 말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패스트트랙이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경제 회복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패스트트랙 지정을 사과하고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여야 간 기 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정상화를 위한 꼬인 매듭이 어떤 방식으로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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