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류동학 혜명학술원 원장

탑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기 위하여 건립하였다. 탑은 스투파(Stūpa)라는 범어를 한자어로 음역한‘탑파(塔婆)’의 줄인 말이다. 탑을 재료에 따라 분류하면 목탑은 현존 유일한 법주사 팔상전, 전탑(塼塔·벽돌탑)은 안동 신세동 칠층전탑, 모전석탑(模塼石塔·벽돌양식의 석탑)은 분황사 모전석탑, 금동탑은 논산 개태사 금동대탑(국보 213호)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석탑이 대다수로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 석가탑, 화엄사 4사자 3층 석탑이 유명하다.

탑의 구조는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기단부는 탑신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탑신부는 사리와 불경을 안치되는 장소로 탑의 층수를 정하는 공간이다. 상륜부는 아래로부터 노반, 복발, 앙화, 보륜, 보개, 수연, 용차, 보주의 순서로 찰주에 꿰여 장엄하게 장식했다.

한편, 음양오행사상과 동양의 수리관이 반영되어 탑을 세운다는 점이다. 음양오행사상은 양의 숫자는 1, 3, 5, 7, 9 등이며 음의 숫자는 2, 4, 6, 8 등이다. 기단부는 음의 숫자인 2를 활용해 신라탑은 보통 2층이다. 기단부는 불법을 수호하는 십이신장상, 팔부신중상, 사천왕상 등이 장식된다. 십이지신상의 예를 들면 영양 화천동 삼층석탑, 현일동 삼층석탑, 예천 개심사터 오층석탑 등이 있다. 팔부신중상을 새겨놓은 예는 영양 화천동 삼층석탑, 영천 신월동 삼층석탑, 청도 운문사 삼층석탑, 군위 지보사 삼층석탑 등이 있다. 팔부신중은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등 불법을 지키는 여덟 신장이다. 이 밖에도 탑의 기단부에는 의성 관덕동 삼층석탑에서 볼 수 있는 비천상, 보살상, 사천왕상을 그리기도 한다.

탑의 중심부인 탑신부는 부처님을 가장 가까이서 호위하는 사천왕상과 인왕상을 새긴다. 금강역사라 불리는 인왕상은 경주 분황사탑과 장항리사지서 오층석탑, 안동 동부동 오층전탑과 조탑동 오층전탑 등에 보인다. 사천왕상은 영양 화천동 삼층석탑과 현일동 삼층석탑 등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사천왕은 수미산 중턱을 기준으로 동방 지국천, 서방 광목천, 남방 증장천, 북방 다문천이라 불린다. 한편, 보살상은 의성 관덕동 삼층석탑, 여래상은 김천 청암사 수도암 삼층석탑 등에 보인다.

‘3’은 천지인의 삼재(三才)와 과거불, 현재불, 미래불 등을 표방한다. 3층 탑은 통일신라 때 크게 유행했는데 국보탑인 불국사 삼층석탑, 경주 황복사지 삼층석탑, 고선사지 삼층석탑,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유명하다.‘5’는 중앙과 동서남북의 오방을 상징하는 보편적인 수이다. 국보인 월성 나원리 오층석탑, 구미 죽장동 오층석탑, 영양 봉감 모전 오층석탑, 의성 탑리 오층석탑, 경주 장항리사지 서오층석탑 등이 대표적이다.‘7’은 칠요(해, 달, 수성, 화성, 목성, 금성, 토성)와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대우주의 숫자이다. 안동 신세동 칠층전탑과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이 유명하다.

‘9’는 양의 완성수로 구천, 99칸 집, 구중궁궐과 같이 많다는 의미로 평창 월정사 팔각 9층탑, 청양 서정리9층석탑, 황룡사 9층 목탑 등이 대표적이다. ‘13’은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과 묘향산 보현사8각 13층탑이 대표적이다. ‘3’과‘7’의 합칭인 10층도 선호되어 탑골공원에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과 개경 경천사십층석탑이 대표적이다. 탑은 음양의 조화로움 속에 부처가 머무는 곳이자 인간의 염원이 담겨있다. 필자도 안동 신세동 칠층전탑의 탑돌이로 음양조화의 결정체인 결혼이라는 결실을 이루었다. ‘공든탑이 무너지랴’의 세계 10위권의 한국경제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공든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속담같이 위기에 처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미륵사지 석탑 하나를 복원하는데 225억 원이 들었다는데, 다시 한국경제의 공든탑을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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