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300㎏ 애완돼지
[삼촌설] 300㎏ 애완돼지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19년 05월 21일 17시 4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2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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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집에서 키운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일 것이다. 한자의 집 가(家)자에 떡하니 돼지(豕·돼지 시)가 들어 앉아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고대부터 길러진 돼지는 식용은 물론 애완용에서부터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데도 헌신하고 있다. 돼지의 간, 신장, 심장 등이 인간 장기의 크기와 비슷해서 면역거부 반응만 없으면 인간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기 때문에 의학계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의료용 돼지 원조 ‘지노(XENO·이종)’는 사람 등 영장류에는 없는 알파갈 유전자 일부를 없앤 돼지다.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면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데 ‘지노’는 그 원인 중 하나인 알파갈 유전자를 제거한 것이다.

최근 건국대학교에는 ‘인간화돼지 연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연구센터는 의료용으로 최적화 된 돼지(메디 피그)의 몸 안에서 사람에게 이식이 가능한 간, 신장 등 장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인간유도 만능 줄기세포를 활용해 면역거부 반응 없는 장기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훔볼트 카운티 아르카타시의 한 집에서 몸무게 180㎏의 애완돼지 한 마리가 가출했다가 지역 주민의 집 마당에서 도살되는 일이 일어나 외신을 탔다. 이 돼지는 몸집에 걸맞지 않게 ‘프린세스’라는 이름까지 붙여져 키워졌는데 한 순간 집을 탈출했다가 이웃에게 참변을 당했다.

이 사건 못지않은 일이 경북 안동에서 발생했다. 안동의 한 아파트에 50대 여성이 3년 전부터 애완용으로 기르던 돼지의 애환이다. 11평 아파트에서 처음엔 작은 애완돼지로 알고 길렀는데 몸무게가 300㎏이나 될 정도로 거구가 돼 구출작전을 벌여야 할 지경이 된 것이다. 좁은 발코니에 몸이 꽉 찬 애처로운 돼지의 모습이 공개돼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 됐다. 두 차례 소방서 출동에도 구출 방법을 찾지 못했다. 급기야 23일 날을 잡아서 소방서와 시청직원, 수의사까지 동원돼 기증될 동물원으로 옮기는 대역사를 벌일 예정이라 한다.

중국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번져 돼지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고, 일본 도쿄에서는 도심에 애완돼지 카페가 등장해 논란이다. 기해년, 돼지해에 유독 이런 저런 돼지들의 애환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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