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우의 국가디자인]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에 대비해야
[허성우의 국가디자인]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에 대비해야
  • 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9년 05월 22일 16시 4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3일 목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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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허성우 사)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문재인 정부가 대북 지원 자금 800만 달러 공여를 결정하며 대북 식량 지원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지원 발표와 관련해 며칠째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대남 압박 메시지만 강조하고 있다. 애초 북한은 정부의 식량 지원 방침에 대해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 “시시껄렁한 물물 거래”라고 깔아뭉갰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없이 식량 지원을 서둘렀다. 과거 북한은 식량 지원을 받는 대신 핵과 미사일 개발 동결을 약속했지만 이후 은하 3호를 쏘아 올리고 3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김정은이 식량을 받으면 그만큼 아낀 돈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할 것 같다”고 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말이 괜한 우려가 아닐 수도 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간 남북관계의 성과를 최대 치적으로 꼽을 만큼 대북문제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왔다. 덕분에 한반도 전쟁 설(說) 등 위기감이 절정일 무렵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나갈 주춧돌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하노이 회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의 교착됐고, 이에 더해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에 맞춰 두 번이나 미사일 도발을 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국면(局面)이다.

공든 탑이 허물어질세라 마음이 급해진 우리 정부는 이번 대북 식량 지원을 대화 재개의 마중물로 삼으려는 요량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만 전할 뿐 경색되는 한반도 정세를 풀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남북 관계 개선은 남북 정상이 만나기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더욱이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주변국과 관계를 고려하면서 중장기적인 동북아 지역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외교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북한은 이제 더 이상 자강(自强)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그건 “핵보유국 선언” 밖에 없다. 설마 하다가 그게 현실화 되면 우리는 그야 말로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 예상에 어떤 대책을 강구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지난 6월 말 문재인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의 변화가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에 맞는 전략적 대응 소홀로 인해 우리는 ‘갈라파고스제도’처럼 주변국들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칫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입장이 철저하게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발생할까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내치(內治)에서의 실수는 선거에서 지면 그만이지만, 외교에서의 실수는 우리 모두에게 죽음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비핵화 협상의 장기 교착 속에 미국의 과격한 대북 정책에 힘이 실릴 때를 대비해 외교적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으면 한반도에도 언제 항공모함과 폭격기가 급파될지 모르는 일이다. “전쟁을 하더라도 저쪽(한반도)에서 하고, 수천 명이 죽더라도 저쪽에서 죽지 이쪽(미 본토)에서 죽지 않는다.”라는 말이 미국 대통령 입에서 나왔다고 한다. 참으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다.

다가오는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한반도 비핵화 교착 상태를 두고 각국 정상 간의 외교적 수 싸움이 치열한 외교적 장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기회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운명을 놓고 미국과 중국·러시아·북한·일본 등 주요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냉철한 시각으로 전 방위 실리외교를 끈질기게 전개해야 한다. 이번 G20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원했던 “한반도 중재자”역할을 인증받을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무대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G20 정상회담을 한반도 실리외교를 위한 지렛대로 삼아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경제·안보 측면에서 공동 목표를 위한 우방국들과 결속을 재점검을 하고 다지는 기회로 삼아 더 이상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핵보유국 선언”으로 이어지는 우(愚)를 막고,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이 자멸의 길이라는 것을 총력적인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한이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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