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신 입암별곡
[삼촌설] 신 입암별곡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19년 05월 22일 17시 2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23일 목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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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북구 죽장면 입암리 마을에는 조선 중기의 무신이자 가사문학의 대가였던 노계 박인로(朴仁老·1561∼1642) 시비가 있다. 시비는 입암서원 앞 도로 건너편, 가사천 옆에 만들어 진 작은 공원에 서 있다. 마을 앞 가사천변에는 탁립암, 즉 입암이 우뚝하고, 입암이 보이는 개울가에 높은 다리를 세워 지은 일제당은 자연과 하나돼 절경을 연출한다.

“무정(無情)히 서난 바회 유정(有情)하야 보이난다/ 최령(最靈)한 오인(吾人)도 직립불의(直立不倚) 어렵거늘/ 만고에 곳게 선 저 얼구리 노칠 적이 업나다” 시비의 앞면에 새겨져 있는 박인로의 시 ‘입암’ 중 한 수다.

노계의 시비가 이곳에 선 것은 죽장에 살던 여헌 장현광(張顯光·1554~1637)을 찾아왔다가 입암(탁립암)의 절경에 취해 시조 ‘입암 29곡’과 가사 ‘입암별곡’을 남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 비는 지난 2001년 새워졌다.

시비가 있는 포항시 북구 죽장면 입암리는 영천에 속해 있었지만 1909년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포항시에 편입됐다. 영천 북안 도천리가 고향인 노계 박인로가 고향의 선비를 찾아왔다가 입암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 것이다. 노계가 성장한 영천 북안에는 ‘도계서원’이 세워져 그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시와 가사 등에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 노계는 송강 정철에 버금가는 작가다. 노계가 노래한 ‘입암별곡’의 무대가 된 죽장면 입암마을에서 ‘신 입암별곡-장관을 청하다’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산이 반 쯤 꽃으로 만발할 때, 여헌 선생을 청하노라’는 구절이 나오는 입암별곡의 시구를 모티브로 삼은 행사다. 포항문화재단이 기획한 이 인문강의는 지역 예술인이 전직 장관을 잇따라 초청해 예술 작품의 현장에서 문화와 문학을 이야기 하는 행사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1일 김명곤, 18일 유진룡 전 장관의 인문강의에 이어 25일에는 ‘접시꽃 당신’의 시인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국회의원이 ‘시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다. 행사에 참여하려면 사전에 포항문화재단에 신청해야 한다. 이번 주말에는 시에게 길을 물으러 선바위 마을을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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