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상설전시실 3관 가족 코너

세전서화첩
조선 제16대 임금 인조(재위 1623∼1649)는 풍산김씨 가문을 ‘팔련오계지미’(八蓮五桂之美)라 하고, 이들이 거주하는 마을 이름을 오미리(五美里)로 바꿔 부르게 했다.

여덟 송이 연꽃과 다섯 그루 계수나무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팔련오계지미에서 연꽃은 문과 소과, 계수나무는 대과를 일컫는다.

풍산김씨 유연당(悠然堂) 김대현(1553∼1602)은 죽암정사를 세워 학문에 힘썼는데, 그의 아들 8명은 모두 문과 소과에 급제했고 5명은 대과에 합격했다.

안동 풍산김씨 허백당(虛白堂) 가문을 조명하는 전시 ‘풍산김씨 허백당 김양진 문중의 가족 이야기 - 이치를 깨닫고 나라를 생각하다’가 23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실 3관 가족 코너에서 선보인다.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유경당(幽敬堂) 현판’, ‘세전서화첩’, ‘잠암선생일고 목판’, 벼루함, 문서함 등 자료 190여 점이 나온다.

풍산김씨 허백당 문중은 고려 고종(재위 1213∼1259) 때 판상사를 지낸 김문적이 시조다. 그 후손 허백당 김양진(1467∼1535)이 가문을 일으켰고, 유연당 김대현은 김양진의 증손이다.

김대현 아들들은 안동 풍산읍 오미리, 봉화 물야면 오록리, 예천 감천면 벌방리에 터를 잡고 살면서 학봉 김성일과 서애 류성룡 학풍을 중심으로 가학을 전승해 많은 학자를 배출했다. 김대현 후손인 학암 김중휴(1797∼1863)는 선대 행적과 유고를 모아 문집을 편찬했다.

허백당 문중은 학문뿐만 아니라 효심과 우애를 기르는 데에도 노력했다.

김대현 장남인 김봉조는 ‘학호선생문집’에 조상의 덕업을 이어 제사를 정성껏 지내라는 글을 남겼고, 여성들은 ‘자녀훈계록’과 ‘자녀교훈록’ 같은 가사를 썼다.

일제강점기에는 김지섭, 김응섭, 김재봉이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전시 유물 중에는 김지섭 의열단 신임장, 김응섭과 김재봉이 옥중에서 쓴 글도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가정의 달에 개막하는 허백당 문중 전시를 통해 가족 간의 소중한 사랑을 기억하고 실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5월 15일까지 이어진다.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유경당 현판
풍산김씨 세보 책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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