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서울지검에 고발장 제출…한국 "정권에 불리하다고 野의원 형사고발하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외교관이 유출한 한미정상 통화 내용을 공개한 사건을 두고 24일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강 의원이 국익을 훼손했다고 비난하면서 강 의원을 ‘외교상 기밀누설’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강 의원의 분별없는 행동은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외교상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누설할 목적으로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강 의원에게 ‘외교상 기밀누설죄’를 적용해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사태는 국익을 해하고 한미동맹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을 넘어 자칫 한반도 평화의 길까지 가로막는 중대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밀 유출 당사자인 강 의원은 법적 조치로 단죄되기 이전에 먼저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강 의원을 감싸는 한국당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기밀 유출이 공익제보라면 도둑질이 선행”이라며 “공익제보는 불법·부정·비리를 내부 고발하는 공익적 행위다. 한미 정상의 통화에 무슨 불법이 있고 부정이 있느냐. 한국당은 국민들께 무릎 꿇고 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강 의원의 통화내용 공개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정당한 의정활동이며, 강 의원에 대한 고발은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권에 불리한 사실이 공개됐다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야당 의원의 지적을 형사고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청와대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해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강 의원이 밝힌 한미정상 통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무슨 기밀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만약 기밀이라면 청와대가 거짓말한 것을 따져야 한다. 청와대가 자가당착적인 입장에 대해 먼저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정부는 방한을 구걸한 사실이 드러나자 아니라고 펄쩍 뛰면서도 뒤로는 일을 발설한 외교관 색출 작업을 벌였다”며 “외교적으로는 구걸하고, 국민은 기만하고, 공무원은 탄압하는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논평으로 “정치공세만 난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밀 누설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원칙에 따른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도 “청와대가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면 또한 잘못됐다. 한미 정상간 통화 중 유리한 것만 공개하고 불리한 것은 빼는 식은 국민들에게 오해를 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외교 기밀을 누설한 강 의원과 외교관을 외교 기밀누설죄로 처벌하라”며 “한국당은 외교 기밀 유출로 한미관계를 위기에 빠트린 강 의원을 즉각 제명하라. 나 원내대표는 무지한 ‘공익제보’ 발언을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으로 “기밀로 보호받는 한미 양 정상간의 대화를 취득, 누설한 행위는 심각한 불법행위”라며 “나 원내대표는 자당 출신의 의원을 그 정도 감싸줬으면 충분하다. 더 이상의 선을 넘으면 국민들은 강 의원 혼자만의 범죄가 아닌 한국당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로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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