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왜 이런 정부 세웠는지 눈물 나고 가슴 찢어진다"
6번째 대정부 규탄 집회…주최측 추산 5만여명 참석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은 주말인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지난 18일간 이어온 ‘민생투쟁 대장정’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한국당 지도부와 당원, 지지자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이날 집회는 ‘민생투쟁 대장정 시즌1’의 피날레이다.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를 내건 6번째 대규모 집회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추후 장외집회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에 반발,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장외집회를 해왔다. 이날과 1∼3차 집회는 서울에서, 4차 집회는 대구, 5차 집회는 대전에서 각각 개최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 이후에는 대여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당원·지지자들은 ‘문재인 독재저지’, ‘경제폭망’, ‘독재본색 STOP’ 등이 적힌 피켓과 깃발에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세종대로 인도와 6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곳곳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을 세긴 현수막에 ‘국민의 명령이다.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라고 쓴 깃발도 눈에 띄었다.

10분여간 ‘민생투쟁 대장정’의 기록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 뒤 당원·지지자들의 함성 속에 등장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레드카펫이 깔린 40m짜리 런웨이형 무대 위를 오가며 함성과 구호를 이끌었다.

주먹을 불끈 쥔 두 팔을 하늘로 뻗으며 무대에 오른 황 대표는 20여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다소 쉰 목소리를 내면서 “함께 싸워야 한다. 이겨야 한다”, “좌파 폭주를 막아야 한다. 저희가 앞장서겠다”고 외쳤다.

일부 참석자들은 황 대표의 연설 도중 ‘문재인 독재자’, ‘사회주의자 문재인’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황 대표는 4대강 보 해체 움직임, 탈원전 정책, 실업률 증가, 패스트트랙 법안 등을 거론하면서 “18일 동안 전국 4천㎞를 달리면서 우리나라 구석구석에서 어렵고 힘든 국민들의 모습을 보니 좌파 폭정을 막아내야겠다고 단단히 결심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그는 “국민들이 무능하고 책임지지 않는 정권 밑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대책도 없어서 미래도 안 보인다”며 “우리가 왜 이런 정부를 세웠는지 눈물이 나고 제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취소된 것은 역대 최악의 외교 참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발 한일관계 개선하라’고 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미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미국은 비핵화를 위해 제재를 유지하자는데 우리는 틈만 나면 개성공단을 열 생각을 한다. 좌파들은 반미 DNA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침묵하면 우리의 영혼도, 자유도, 헌법도 침식당하고, 숨으면 숨을수록 대한민국은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든다”며 “함께 나서 용기 내 행동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당이 집회를 연 곳에서 50m가량 떨어진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시민단체인 ‘4·16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의 ‘5·25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동시에 열렸다.

경찰의 사전 통제 등으로 양측 참석자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당원·지지자들은 집회 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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