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 시절 얻은 교훈 가운데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하면서도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입법부와 협력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었다” 레이건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 한 말이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동안 49회의 만남을 통해 의원 467명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 때문에 의원들 중에는 카터 정권 4년 동안 받았던 이상의 대접을 레이건 정권 4개월 동안에 다 받았다고 했다.

영부인 낸시가 여행 중일 때는 절친한 의원 몇 명을 백악관으로 불러 저녁 식사를 한 뒤 탁자에 둘러 앉아 서로들 체면 따위를 잊고 진한 농담도 주고 받았다. 이 같은 개인 차원의 좋은 인간관계에 기초한 만남의 정치를 통해 집권 초기 정책의 세부 내용에 대해 자세히 몰랐어도 각 부처 장관들과 백악관 참모들이 준비한 정책들을 효율적으로 입법화 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좀 더 많은 사람과 여야 국회의원을 만나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의지를 설명해야 한다. 성공한 대통령 리더십의 요체는 ‘만남을 통한 경청이고, 경청을 통한 설득이다’ 우리 대통령들은 청와대에 들어가기만 하면 사회 접촉력이 떨어져 대통령의 소통력이 급속히 감소한다. 인상적 만남이 줄어들면서 혼자만의 고독은 많아지고 정치적 아집이 굳어지면서 고립의 수렁에 빠져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삶 자체가 최순실을 제외하곤 일상적인 만남이 없었다. 대통령 당선 후에는 고독과 고립이 더욱 심해졌다. 그러다가 거의 유일한 말벗인 최순실의 국정개입과 국정농단을 자초했다.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감히 약속 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다.

이를 위해 “국정 동반자인 야당과의 정례 모임뿐만 아니라 수시로 만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집권 2년이 지난 지금, 통합은커녕 막가파식 대립 정치로 나라가 만신창이 상태다. ‘통합정치’는 헛말이 됐다. 대치 정국의 해법을 찾기 위해선 야당 대표와의 1대1 만남도 필요하다. 군림보다 소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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