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다시 짠다…정부, 재검토위원회 출범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다시 짠다…정부, 재검토위원회 출범
  • 이기동 기자
  • 승인 2019년 05월 29일 20시 06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30일 목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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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지역주민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 관리…전문가 15명으로 구성
수십년간 논란 끝 번번이 무산…처리방식·시설건설 계획안 도출키로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열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출범식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위원들이 현판을 제막한 뒤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민규 위원, 차성수 이사장, 성 장관, 정정화 위원, 신영재 위원, 최현선 위원. 연합.
정부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출범하고 사용 후 핵연료 관리 정책을 다시 검토한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선릉역 위워크 2호점에서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4월부터 재검토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6년 7월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는데, 국민과 원전지역 주민, 환경단체 등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재검토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재검토위는 국민과 지역주민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기구로, 위원은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를 비롯해 인문사회, 법률·과학, 소통·갈등관리, 조사통계 등 분야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됐다. 30대 1명, 40대 6명, 50대 7명, 60대 1명 등 30~60대 인원이 모두 포함되고 남 10명, 여 5명으로 남녀비율도 균형 있게 맞추려고 했다는 것이 산업부 설명이다.

산업부는 의견수렴 절차가 객관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재검토위가 필요한 사항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재검토위가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제출하는 정책권고안을 최대한 존중해 사용 후 핵연료 관리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출범식에 참석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사용 후 핵연료 정책은 소통과 사회적 합의 형성 노력이 핵심이지만 과거 정부에서 의견수렴이 다소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재검토를 통해 국민과 원전 지역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사용 후 핵연료 정책의 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의견수렴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사용후핵연료를 처리·관리하는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하 방폐장)은 1978년 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를 지은 이후 지난 수십년간 전국적으로 ‘뜨거운 감자’였다.

1989년 경북지역 3개 후보지 조사가 논란 끝에 중단됐고 1991년 안면도, 1994년 굴업도 폐기물 처분장 지정이 백지화됐으며 2003년에는 결국 주민과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은 부안 사태가 발생했다.

1998년 9월 당시 원자력위원회는 2016년까지 원전 외부에 중간저장시설을 건립해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기로 발표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년 들어서야 경주에 작업복, 장갑, 폐필터 등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폐장 부지를 짓기로 주민투표를 통해 어렵게 확정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아예 손댈 엄두도 못 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원자로의 연료로 사용된 핵연료물질을 말한다. 핵분열을 일으킨 핵연료물질을 통칭하기도 한다.

현재 사용후핵연료는 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에 저장하고 있는데 월성원전본부의 경우 2021년 11월에 포화할 전망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원전 확대 정책을 폈던 이명박 정부에서도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정권 말기인 2012년 말에야 논의를 하자는 수준의 발표를 하는 데 그쳤다.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 20개월간의 공론화를 거쳐 2016년 7월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기본계획은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할 부지 선정, 용지 확보 후 중간저장시설 건설 및 인허가용 지하연구시설(URL) 건설·실증연구, 영구처분시설 건설 계획과 시기 등을 담았다.

그러나 국민과 원전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비판에 따라 이번 정부에서 기본계획에 대한 재검토를 다시 추진하게 됐다.

재검토위는 의견수렴을 거쳐 사용후핵연료 처리방식,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 건설 계획 등을 담은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원전본부별로 마련된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 여부도 권고한다.

산업부 신희동 원전산업정책관은 “재검토위는 앞서 신고리원전 5·6호기 때처럼 국민과 원전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하되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할 것”이라며 “의견수렴 절차를 중립적으로 관리해 권고안을 내면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기본계획을 다시 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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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 정치경제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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