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연구원, ㎏당 도매가격 최고 4600원 예상…전년보다 700원↓

최근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돼지고깃값은 하강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 자료에 따르면 다음 달 돼지고기 ㎏당 도매가격이 4400∼4600원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92원보다 700원가량 떨어진 금액이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온 배경은 국내 돼지 사육량의 증가다.

올해 3월 기준 모돈(母豚)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0.5% 늘어난 106만3000 마리였다.

어미가 늘어나다 보니 전체 사육 마릿수 또한 같은 기간 0.4% 늘어난 1120만 마리를 기록했다.

돼지가 통상 5개월 사육 후 출하하는 것을 고려할 때 다음 달인 6월 등급 판정 마릿수에 영향을 미치는 2∼4개월 돼지 사육 마릿수도 3월 기준 343만 마리에 달해 지난해 328만 마리보다 4.7% 증가했다.

다음 달에 모돈 수는 더욱 늘어난 107만∼109만 마리, 전체 사육 규모는 1135만∼1155만 마리로 각각 전망됐다.

사실 시장에서는 이달 들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는 국제시장 ‘큰 손’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창궐하는 등의 요인으로 국제 돼지 도매가격이 상승하고, 수입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5월 전국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나 하락한 ㎏당 4132원에 그쳤다.

실제 지난 29일 지역 유통업계에서 판매 중인 삼겹살(국산냉장) 소매가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평년 가격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대구 A-유통 삼겹살 100g 가격은 1790원으로 1년 전(1590원)보다 200원 올랐지만, 평년 가격(2083원)에 비해 300원 가량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 E-유통 삼겹살 가격 역시 1990원으로 1년 전(1834원) 대비 소폭 올랐지만, 평년 가격(2165원)에 비해 175원 떨어졌다.

안동 C-유통에서 1980원에 판매 된 삼겹살은 지난해(1680원)보다 300원 올랐지만, 평년 2116원보다 136원 내렸다.

포항축협 관계자는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정작 평년 같은 기간보다 떨어졌다”며 “이는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1·2월에 비하면 오른 편으로 5월 초에 잠시 오르다가 현재는 약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 때문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나들이객이 많아지고 개학으로 학교 급식 수요가 늘어 자연스레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구입을 줄이는 점도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돼지고기 가구당 평균 구매량은 1.9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 2.1% 감소했다. 구매 빈도 역시 1.88회로 지난해 1.94회보다 줄어들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육가공업체들이 원가 부담과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누적으로 매입은 줄이면서, 생산량은 증가해 가격이 떨어 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다만, 이 자료는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우려가 제기되기 하루이틀 전에 작성된 것이라 차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우려와 관련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특성상 남북 접경지역을 통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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