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어떤 새로운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늘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쥬라기 공원’ 영화를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한국을 방문,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당대의 최고 흥행 감독 스필버그는 어려서부터 영화에 매료됐다. 영화 ‘지상 최대의 쇼’에서 기차가 충돌, 폭발하는 장면은 어린 스필버그 머리 속에 강렬히 각인됐다.

영화라는 장르에 무한한 매력을 느낀 스필버그는 아버지가 애지중지 소장하고 있던 8㎜ 무비카메라로 영화를 찍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허락지 않았다. 스필버그는 궁리 끝에 꾀를 냈다. 아버지가 여행이나 출장 중 찍어 온 장면들을 “구도가 잘못됐다” “배경이 틀렸다”는 등으로 트집을 잡았다. 심기가 상한 아버지는 “네가 찍어봐라”며 카메라를 내주었다. 이미 이 카메라에 대해 많이 연구했고, 찍고 싶은 장면들을 생각해 둔 스필버그가 찍은 멋진 장면들을 본 아버지는 아들의 솜씨에 감탄, 카메라를 아예 주고 말았다.

스필버그는 대학 영화과에 지망했지만 낙방했다. 12세 때부터 영화감독을 꿈꾸며 아카데미 감독상을 타겠다는 그의 꿈은 좌절되는 듯했다. 하지만 스필버그는 영화감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영문과에 진학, 전공과목은 뒤로 한 체 유니버설 촬영소에 살다시피 했다. 영화사 간부들을 붙들고 일거리를 달라고 간청했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의 재능과 열정을 눈여겨 본 한 제작자가 그에게 영화제작을 맡겼다. 그가 만든 영화 ‘엠블린’을 본 유니버설 텔레비전 사장이 스필버그와 전속 계약을 체결, 22세 나이에 미국 최연소 영화감독이 됐다.

그 뒤 그에게 세계적 명성을 선사한 영화 ‘조스’에 이어 ‘ET’ ‘쥬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 등 흥행 대작을 터뜨린 영화들이 그의 손에 의해 잇따라 만들어졌다. 한가지 목표를 확고하게 붙들고 각종 난관을 극복, 목표를 향해 과감한 행보를 서슴지 않아야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스필버그 감독처럼 12살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를 마음먹은 영화광이었던 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위업을 이뤘다. 성공 역정이 스필버그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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