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협·스테인리스업계 "대규모 실직 등 국가 경제 악영향 우려"
공동 투자 길산그룹 "고용 창출·중소제조 활성화 등 기여" 반박

중국 청산강철 그룹의 부산 지역 진출 계획과 관련 한국철강협회 및 국내 스테인리스업계와 청산강철 투자유치를 추진해온 길산그룹 간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와 국내 스테인리스업계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중국 스테인리스강 메이커인 청산강철이 부산지역에 대규모 냉연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부산시에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협회와 업계는 청산강철그룹의 국내 진출은 국제 무역규제로 인한 열연제품 판로 축소에 대응한 우회수출 거점 및 신규 판매처 확보 의도로 파악되며, 청산강철의 국내 생산 거점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계 고사와 실업률 상승 등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인니산 소재를 가공한 청산강철의 냉연 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되면, 한국은 우회수출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됨은 물론 및 AD·SG 등 무역 제재 확대의 빌미 제공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신규 투자유치에 따른 고용창출(500명)보다 기존 국내 동종업계(총 고용인원 약 5000명) 가동 중단에 따른 대규모 실직 타격이 커 모든 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며 청산강철의 부산 진출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청산강철 합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GTS) 건립을 추진 중인 길산그룹은 협회와 스테인리스업계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길산그룹은 철강협회와 국내 스테인리스업계의 반대성명 내용 중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지나치게 과장하는 부분이 있다”며 반박자료를 냈다.

먼저 길산은 지난 1991년 설립한 길산파이프를 중심으로 지난 30년간 국내 스테인리스 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번 청산강철 합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은 길산과 청산의 지분이 50:50의 공동투자라고 밝혔다.

또 이번 투자의 기본 목적은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 파이프 1위 제조사인 길산그룹이 원소재 상공정 진출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길산은 그동안 국내 냉연 제조사들의 고가격 정책과 비합리적인 시장운용으로 인해 길산과 같은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및 수출부진·산업기반 해외유출·소재 수입급증을 유발시켰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길산 그룹은 이번 공동투자가 스테인리스 하방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통해 수출확대·중소제조 활성화·수입재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니산 소재를 가공한 청산강철의 냉연 제품의 한국산 둔갑 주장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스테인리스 열연 제품의 HS CODE(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와 냉연 제품의 HS CODE는 5째 자리부터 다르며, 각국의 원산지 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중국·인니산 열연소재를 사용한 냉연공정이 한국에서 이뤄진 냉연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GTS의 직접 고용인원은 500명 정도지만 관련 유통·제조·수입/수출·국내물류 등의 간접 고용인원을 포함하면 약 2000명 이상의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길산측은 부산시와 최초 협의단계부터 부산·경남·울산 지역을 아우르는 스테인리스 제조 클러스터 육성을 목표로 진행해 하방산업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고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길산은 그동안 국내 스테인리스업계는 독과점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밀 판매량 유지를 위한 밀어내기 등으로 유통사들의 출혈경쟁 유발은 물론 매입 단가 역시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성장해 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GTS 설립은 는 길산그룹의 생존을 위한 투자이며, 한국 스테인리스 업계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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