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장담기 우리음식연구회
문경시는 지역경제를 지탱해 오던 석탄산업이 사양화 되면서 1994년 은성탄광을 마지막으로 완전 폐광에 이르자 새로운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왔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이 향토음식의 산업화이다.

문경시 향토음식산업화의 가장 큰 특징은 오미자, 사과, 산채, 표고버섯 등 지역특산물을 식재료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문경시는 남한의 백두대간 중심인 황장산이 소재하는 지역으로 남한 백두대간 640㎞ 중 110㎞가 문경을 병풍처럼 에워싼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중산간지방의 일교차가 기후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생산되는 농산물의 공통적인 특징은 오미자, 사과와 같은 과실류들은 당도가 높고, 향이 짙고 조직이 치밀하며, 표고버섯이나 산채류와 같은 임산물들은 약성이 높아 고품질로 인정받는다.

특히, 문경 대표 농특산물인 문경오미자는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될 정도로 그 효능과 품질을 예로부터 인정받아왔는데 조선왕조의 최고 장수왕인 영조대왕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문경오미자의 다양한 건강 효능들은 당뇨개선, 근육강화, 갱년기증상개선 등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식약처로부터 고시를 받아 생산 보급되고 있다.

문경시농업기술센터는 문경을 대표하는 산채비빔밥을 개발해 다년간 시범운영점을 운영하면서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과 함께 당뇨와 신장질환, 비만, 아토피와 같은 현대인의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여러 가지 만성병이 호전되는 과학적 근거도 확보해 향토음식의 우수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오미자
△향토음식산업화

문경시의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오미자이다

문경오미자산업육성의 핵심은 특산물인 오미자의 식품산업육성과 음식소재화이다

문경시는 급증하는 문경오미자 생산으로 농가소득이 감소하는 위기에 처하자 약재로 소량 소비하던 오미자의 사용방법을 식품산업으로 육성해 대량 소비 산업의 기반을 갖추었고, 오미자축제를 통해 딜리셔스 문경오미자라는 슬로건을 걸고 100여 가지의 다양한 오미자음식레시피를 보급하고 있다.

문경오미자는 현재 기능성 식품육성과 한류열풍과 함께하는 해외 오미자상품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오미자 세계화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문경오미자 랜드마크이자 생산자와 소비자 소통공간으로 오미자테마공원도 9월 개장을 준비중에 있다 문경시는 또 다른 대표 특산물인 문경사과를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농업기술센터 내에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주스플랜트’를 설치 운영 중이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즙’을 비롯 사과잼, 쿠키, ‘문경바람’의 브랜디, ‘사과한잔’이라는 샴페인을 출시하고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생산농업과 가공, 축제로 연계되는 문경사과 융복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문경시는 미식 관광시대를 맞이해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생산되는 지역 특산물과 다양한 식재료, 특색있는 지역 조리법, 지역의 역사와 문화 스토리를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향토음식을 꾸준히 개발해 지역내 음식점에 보급하고 있다.
문경 산채비빔밥 표준밥상
문경유기에 담긴 산채비빔밥
‘백두대간을 비빈다’는 컨셉으로 ‘문경산채비빔밥’을 개발해 꾸준히 보급하고 있는 문경시는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가던 첩경의 문경새재를 배경으로 출몰하였던 ‘산적음식 일지매밥상’, 과거에서 장원급제를 꿈꾸며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한 ‘장원급제밥상’, 광부들이 먹었던 ‘광부밥상’, 역사적으로 격전지였던 문경을 배경으로 활역했던 ‘김유신밥상과 견훤밥상’, 공민왕과 노곡공주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공민왕밥상’ 등 스토리가 있는 문경음식을 개발해 음식관광 시대를 준비해오고 있다.

문경산채비빔밥을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연계한 임상을 통해 비만과 신장질환에 대한 효능 검증 연구를 실시해 건강적 효능에 대한 학술적 근거를 확보했으며, 대구한의대와 연계해 지역특산물 약선요리인 해밥, 달밥 9종을 개발 완료했다.
보양음식 ‘오만언’ 밥상
최근에는 문경특산물을 활용한 보양음식인 ‘오만언’밥상을 개발해 보급 중 이다.

오만언은 오미자의 오와 장어의 한자인 만, 메기의 한자인 언의 첫글자를 따서 브랜드화 했는데, 어린이 메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기호에 맞게 메뉴를 셋트부터 단품메뉴까지 구성돼 있어 기대가 높다.

문경시농업기술센터는 2012년 문경향토음식학교를 설치해 개발된 메뉴를 보급하고 있다.
△향토음식 개발로 지역경제 이끌어야

문경시우리음식연구회원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지역 내에서 솜씨가 있고 지역 향토음식 발전에 관심과 봉사를 뜻을 가진 가정주부로 구성돼 있는데 1996년에 결성돼 현재 1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의 향토음식을 발굴해 향토음식책자를 발간하고 조리법을 전수하고, 전통음식보급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연구회는 문경향토음식자원화의 핵심적인 인적 자원이기도 하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문경시는 그동안 준비해 온 다양한 향토음식 관련 자원을 바탕으로 ‘자연그대로의 청정 문경! 전국 제일 장수 도시 문경!’ 등 백두대간 정기 그대로 품은 청정 식재료로 맛있는 매력도시 문경 만들기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경시의 당찬 ‘맛있는 매력도시 문경만들기’ 프로젝트가 성공하가 위해서는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일단 개발된 메뉴가 보급되고 외식업과 연계 활성화되기 위해서 보급사업과 외식업주들의 마인드 향상, 홍보, 동기부여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연계돼야 하는데,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적극적 사업 추진이 어렵다.

또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전문부서와 인력이 없어 개발, 보급, 홍보, 산업화 등에 여러 부서가 업무를 따 가르기 식으로 수행함으로써 오히려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광이후 관광산업을 지역 최대의 중심 시책으로 문경시는 움직여 왔다.

관광산업의 요소중 단연 먹거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음식관광시대라는 시대 트랜드에 맞는 산업 육성을 위해 문경향토음식육성조례와 같은 제도정비, 사업활성화를 예산지원, 전문부서의 신설 및 전문인력 배치 등의 강력한 행정이 밑받침 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은 미식 문화시대, 음식관광시대에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끌 최고의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동안 개발됐고 현재 개발 중인 문경시의 소중한 향토음식들이 개발로 끝나지 않고 지역경제를 이끌, 문경의 자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오미자 떡갈비
오미자표고버섯과 약돌한우초밥
오미자주먹밥
오미자비빔국수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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