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동 일대 철거로 폐허 분위기…주민들 후련함·아쉬움 만감 교차
도원개발 "8월께 모든 철거 완료"

대구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자갈마당’ 철거작업이 4일 오전 대구 중구 도원동 자갈마당 일대에서 시작돼 인부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자갈마당 일대에는 지하 6층,지상 49층 규모로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시 중구 도원동 3-11일대.

4일 오전 찾은 이곳은 골목마다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었다.

길가에 있는 건물들은 안전펜스가 설치됐고 일부 건물은 안전망까지 설치를 마쳤다. 흡사 폐허를 연상케 하듯이 갖가지 생활용품이 골목 안에 자리 잡았다. 침대 매트리스는 탑처럼 쌓여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지역과 벽을 맞대고 있는 도원 아파트 담벼락도 각종 건물 자재와 쓰레기가 자리를 잡았다. 안전펜스가 없는 골목 내부 건물은 외관이 깨어지거나 여기저기 파손된 흔적이 역력했다.

한때 자갈마당의 공간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들이 전시되던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도 굳게 닫혔다.

주소보다 대구 성매매 집성촌 일명 자갈마당으로 불리는 곳의 모습이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가면서 100년 이상 지속 된 자갈마당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일부 주민들이 자리를 지켰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이미 이주를 마쳤으며 건물들은 비어져 있었다. 이주가 마무리된 건물은 방치된 지 꽤 시간이 지난 것처럼 여기저기 파손된 흔적이 쉽게 눈에 띄었다.

철거가 시작된 자갈마당을 보는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자갈마당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 주민(39)은 “더 빨리 없어져야 할 곳이 남아 있었다”며 “성매매는 불법인데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었던 자체가 의문이었다”고 환영했다.

반면 도원아파트 주민 A씨(67)는 “성매매 지역이 불법이라는 것은 알지만 오랜 시간 함께 공생한 시간이 있어 사라지는 게 아쉽다”며“아직 철거 예정지를 떠나지 않고 있는 주민이 있다”고 말했다.

A씨의 말처럼 개발업체에 아직 건물을 팔지 않은 지주는 전체 4%, 4~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원개발 측은 분양이 이뤄지기 전인 8월까지 남아 있는 부지를 모두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으로 매입절차를 밟겠다는 구상이다.

철거는 오전 11시 중구보건소 맞은편 건물이 굴착기를 통해 부서져 내리면서 현실로 다가왔다.

먼지 발생을 위해 굴착기 주변에서 철거 업체 직원들이 물을 뿌렸으며 철거 과정을 지켜보러 나온 주민 등에게 안전모 착용을 요청했다.

개발을 놓고 10년 이상을 끌어왔지만 건물 앞면이 무너져 내리는 데 7~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도원개발은 이날 철거를 시작하면 8월께 모든 철거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권 도원개발 대표는 “토지소유주는 물론 성매매 종사자 등 모든 사람에게 개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남아 있는 지주들과 원만히 합의를 이루는 등 원할 한 사업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원개발은 철거한 도원동 부지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주거시설 1150여 호와 2만6446㎡ 넓이의 상가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조한윤 jhy@kyongbuk.com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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