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한·일전. 후반 한국 오세훈이 결승 헤더골을 넣은 뒤 어시스트한 최준과 포옹하며 TV 중계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서 세네갈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연합
최준(연세대)의 크로스에 이은 오세훈(아산)의 마무리.

한국이 일본을 누르고 6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진출을 결정한 득점 루트였다.

우리나라는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후반 39분 최준의 크로스를 오세훈이 헤딩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고 1-0으로 이겼다.

상대가 걷어낸 공을 잡은 최준이 페널티 지역 왼쪽 모서리에서 오른발로 차 올렸고, 골문 앞에 있던 오세훈이 솟구쳐 올라 머리로 살짝 방향을 틀었다. 오세훈의 머리를 떠난 공은 일본 골문 오른쪽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이 한 방으로 한국은 2013년 터키 대회 이후 6년 만에 8강에 올랐다.

이날 득점 장면은 최준이 대회 전부터 그려왔던 것이다.

최준과 오세훈은 울산 현대고 동기다.

최준은 이번 대회 기간 인터뷰에서 오세훈과 ‘찰떡 호흡’을 보였던 고교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원래 제 포지션이 윙어여서 고교 시절 오세훈에게 어시스트도 좀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들어오더라도 움직이는 방향으로 크로스를 넣어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세훈이가 들어오면 조금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교 시절과 같은 호흡을 기대했다.

조별리그까지는 원하는 장면을 만들지 못했던 그는 결국 숙적 일본과 대결에서 오세훈에게 멋진 크로스를 배달했다.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3차전(2-1 승) 선제골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넣은 오세훈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최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최준의 크로스가 올라올 때 무슨 생각이었느냐’는 물음에 “그냥 무작정 머리를 댔던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준이라서 골이 들어갈 것 같았다. 믿음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둘이 득점을 합작한 데 대해서는 “고교 졸업 후 2년 만인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기뻤다”면서 “또 기회된다면 (최준의 크로스를) 잘 받아먹어서 준이랑 같이 또 기뻐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최준은 오히려 오세훈이 고맙기만 하다.

그는 “처음에 공을 잡았을 때는 몰랐는데 세훈이를 보니 완전히 수비를 등지고 있어서 머리에만 갖다 주면 골이 들어가겠다 싶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크로스는 많이 올렸는데 실용적이지 못했었다. 오늘 세훈이가 잘해줘 첫 도움을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준은 고교 3학년 때를 떠올리면서 “대회마다 한두 개씩을 세훈이와 득점했다. 1년 동안 열 개는 더 한 것 같다”면서 “세훈이가 어떻게 있느냐에 따라 맞춰주기만 하면 알아서 다해 저는 편하다”며 웃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 최준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고려대)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한 우리 대표팀 21명의 선수 중 ‘유이’한 대학생이다.

일찌감치 프로로 진출한 선수들 틈바구니에서도 최준은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같은 대학생인 정호진이 “이번 대회 최고의 발견”이라고 치켜세웠을 정도다.

최준은 결국 고교 동창 오세훈에게 값진 골을 어시스트하며 자신의 월드컵 무대 첫 공격포인트도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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