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합니다. 쓰디 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끕니다. 은혜로운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하게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합니다.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줍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의 한마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의 힘은 세 가지에서 나온다고 했다. “가장 힘이 센 첫 번째가 말하는 사람의 품성, 두 번째는 감성, 세 번째가 논리”라 했다. “의사에게는 세 가지 무기가 있다. 첫째는 말, 둘째는 메스, 셋째는 약과 침이다” 히포크라테스가 말을 첫째로 꼽은 것은 의사의 말 한마디에 환자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간관계 연구 전문가인 제임스 벤더 박사가 재계 인사 55명을 대상으로 ‘젊은이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이 무엇인지’ 물었다. 54명이 ‘스피치’라고 대답했다. 1970년대 미국을 방문한 주은래 중국 총리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 기자가 물었다. “현재 중국엔 4억 인구가 살고 있는데 화장실을 몇 개나 지어야 수요를 충당할 수 있습니까?” 다분히 야유가 섞인 황당한 질문이었지만 주은래의 능수능란한 재치있는 대답에 미국인들이 감탄, 중국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두 개면 됩니다.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둘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주 총리의 대답이었다.

1984년 미 대선에서 레이건 후보와 먼데일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다. 선거유세에서 먼데일 후보는 74세의 레이건 나이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많은 나이 때문에 국정 수행에 지장이 불가피하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레이건은 위트 넘치는 반격으로 먼데일을 제압했다. “먼데일씨, 이번 선거에서 나는 나이를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습니다” 결과는 화술이 뛰어난 레이건의 승리였다.

이처럼 정치인의 말은 절제되고 품격이 있어야 사람들이 감동한다. 연일 이어지는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의 막말 자행으로 당의 품격이 폭락하고 있다. “한국당 정치인은 무슨 말을 하든지 개소리”라는 핀잔이 쏟아질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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