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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토리] 맞춤식 곤충 사료 생산기업 차린 고교생…‘밥으로 세상을 빛내다’
[휴먼스토리] 맞춤식 곤충 사료 생산기업 차린 고교생…‘밥으로 세상을 빛내다’
  • 연합
  • 승인 2019년 06월 07일 13시 25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0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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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개발도상국 식량난 해소할 글로벌 사회적 기업 목표"
칠명바이오 공희준 대표
“고등학생이 생소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한다고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맞춤식 곤충 사료 생산기업인 ‘칠명바이오’ 공희준(17) 대표는 입시를 앞둔 평범한 고교 2학년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생물, 특히 곤충과 동물을 좋아했다.

중학교 1학년 무렵부터 취미로 곤충을 키웠다. 곤충에 이어 햄스터, 고슴도치, 도마뱀, 육지 거북이까지 방안을 누볐다.

다양한 곤충과 동물이 신기해 보였다. 생물에 대한 관심은 곤충 사료로 이어졌다.

국내에 곤충 사료생산업체가 거의 없어 이 사업은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게 공 대표의 생각이었다.

앞뒤 잴 것도 없이 지난해 초 경기도 오산에서 사업을 하는 외삼촌에게 곤충 사료 사업계획서를 내밀었다.

외삼촌은 선뜻 사업자금 500만원과 50평 규모의 공장 터를 빌려줬다.

이렇게 곤충 사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 대표는 잎새버섯 재배 후 버려지는 폐 균상을 활용한 곤충 사료를 개발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도전 K-스타트업 2018’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상금은 1억원. 이 상금은 사업의 종잣돈이 됐다.

상금에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지원사업비 5천만원을 더해 공장을 이전했다.

지난해 9월 전북 완주군 봉동 150평 규모의 공장을 임대했고 법인등록까지 마쳤다.

기성세대는 공 대표의 도전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일부는 반신반의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공 대표는 “곤충 사료에 미친 건 맞다”라며 “하지만 또래처럼 농구를 좋아하고 운전면허증 따기를 고대하는 평범한 고교생”이라고 했다.

어린 나이이기에 어려움도 많았다.

자본금과 인프라 마련이 쉽지 않은 데다, 창업을 ‘무모한 도전’으로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선을 견뎌내야 했다. 사업에 대한 부담도 컸다.

곤충 사료 특성상 농가나 협동조합을 방문해야 하는데 운전을 못 해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다.

처음에 사업을 반대했던 아버지는 이제 적극적인 협력자가 됐다.

선행주자가 없기에 곤충개론서 등을 탐독하며 ‘맨땅에 헤딩하기’식으로 사료를 개발했다.

국내 곤충 사료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전국적으로 곤충 농가가 6천여 곳으로 추산되고 농가는 매년 67%씩 늘고 있지만, 사료업체는 거의 없다고 한다.

공 대표의 주력 기술은 ‘당 배합 발효기술’이다.

곤충의 주된 먹이인 미생물의 증식을 극대화한 기법이다. 기존 설탕 발효가 아닌 단당류 발효공법을 적용한다.

미생물 증식이 가장 빠르고 버섯 잔여 균이 완전히 사멸하는 온도인 85도 내외에서 곤충 품종별, 생애주기별 맞춤식 상품을 개발했다.

사료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 곤충 생육에 필요한 3대 영양소가 함유됐다.

주된 원료는 잎새버섯과 벚나무, 적송, 참나무 등이다.

사료는 품질 균일화로 불순물과 유해성을 최소화했다. 생산원가를 52% 절감해 그만큼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차별화한 드라이 팩업 공법을 도입해 유통과정을 줄였다.

최근에는 새 브랜드인 ‘라바푸드’를 선보였다. 라바푸드란 곤충을 위한 맞춤식 음식이란 뜻으로 애벌레(larva)와 음식(food)의 합성어이다.

즉, 애벌레만을 위한 곤충 전용 특수사료이다.

지금은 곤충 농가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내년이면 억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공 대표는 전망했다.

공 대표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다양한 인재상과 진로를 제시하고 미래 교육에 대한 정책 의견을 내는 교육부 장관 자문기구인 ‘미래교육위원회’의 최연소 위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칠명바이오의 슬로건은 ‘밥으로 세상을 빛내다’이다.

공 대표의 꿈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를 ‘선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

공 대표는 “당장 목표는 국내 곤충 사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식용곤충이란 대체식량으로 개발도상국의 식량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수줍게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때 입시를 포기하고 사업만 하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많은 분을 만나면서 생각을 바꿨다”며 “앞으로 회사가 성장하면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곤충 사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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