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제고 개정안 입법 예고…3억5000만원 들여 예산 낭비 지적
시 "새 디자인 색깔에 의미 부여"

대구시 브랜드 슬로건 ‘컬러풀 대구’의 기존 디자인(왼쪽)과 새롭게 개념 정립한 디자인. 대구시.

2004년 12월 31일 제정된 이후 끊임없이 교체요구를 받은 대구의 브랜드 슬로건 ‘컬러풀 대구’(Colorful DAEGU)가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디자인을 바꾸고 의미를 새로 부여하는 등 개념 재정립 작업을 통해서다. 대구의 정체성을 아우르는 특징이 없다는 지적을 넘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조치라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시는 지난 7일 ‘대구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 예고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대구시의회가 승인하면 새로운 의미를 담은 도시브랜드가 나오는 것이다.

도시브랜드 디자인 색상이 달라졌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15년간 사용한 기존 브랜드 디자인에는 블루, 그린, 블랙, 핑크, 옐로우 등 5가지 색상의 원 모양이 배치됐다. 블루는 세계를 선도하는 스마트한 도시, 그린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친화적 녹색도시, 핑크는 다양한 축제와 아름다움이 있는 문화예술의 도시, 옐로우는 즐거움이 가득한 열린 관광도시를 상징했다. 다양성, 젊음, 활력, 경쾌함, 발전적 에너지를 표현했다.

3억5000여만 원을 들인 새 디자인은 원 모양의 색상이 바뀌었다. 블루, 그린, 레드, 퍼플, 옐로우다. 레드는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역동적인 도시, 그린은 창의와 개성이 넘치는 문화예술 도시, 옐로우는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복지 도시를 상징한다.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의 발상지이자 대한민국 근대화의 심장부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젊은 도시, 열린 도시, 열정의 도시를 표현했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의미부여를 달리한 것이다.

6900억 원을 들이붓고도 실패한 밀라노 프로젝트 이후 생겨난 ‘컬러풀 대구’가 과거 대구에서 번성했던 섬유산업만을 상징한다는 불만을 제기한 권영진 대구시장의 지시로 2015년 하반기부터 진행한 이 작업에 3억5000여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한국 민주운동의 출발점인 2·28 민주운동을 비롯해 대구가 민주화의 성지로서 뜨거운 ‘열정’을 지닌 데다 ‘폭염 도시’로서의 열정도 품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핫플레이스 대구’는 ‘컬러풀 대구’의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여론조사에서 탈락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10~11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대구시민과 타 지역민, 외국인 등 2500여 명을 대상으로 도시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벌였고, ‘컬러풀 대구’가 74.5%, ‘핫플레이스 대구’ 24.1%로 나왔다.

김지만 대구시의원은 “행정사무감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꾸준히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예산에 비해 다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대학생이나 시민 대상 공모나 대구시의회와의 소통 등 다양한 의견수렴 방법이 있었음에도 반영하지 않고 단지 색상만 교체하는 절차를 거쳤다. 앞으로 의회 차원에서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개선할 부분을 꼼꼼히 지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혁관 홍보브랜드담당관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수는 있지만, 나름대로 의견수렴 작업을 거쳤다”면서 “‘컬러풀 대구’라는 문구는 그대로이지만, 색상마다 새롭게 부여한 의미와 개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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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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